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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 같이 조용한 나의 집은 윗층에서 들리는 생동생동 뛰는 어린이들 소리와 같이 산다.
한밤이고 새벽이고 쿵쿵쿵 작은발 뛰는 소리, 화장실에서 들려 내려오는 조그마한 말소리도 이제 적응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5살, 3살은 엄마 양팔에 매달려 나를 보며 방긋 웃는다.
“오늘 윗층으로 이사 온 가족입니다
아이들이 어려 조금 시끄러울 수 있어 미리 양해 글 드려요
최대한 조심히 하겠습니다
혹 불편하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이들에게서 휴대폰 번호까지 적힌 손편지를 받았었다. 노란 종이에 파란 글씨로 쓴 손편지와 함께 실키 롤 케잌을 들고 방문한 부부에게서 자식을 아끼는 부드러운 마음씨가 묻어있었다.
내 아이가 어릴 적 일이 생각 난다.
우리는 아파트에 입주하고 삼일째에 경비실에서 온 인터폰을 받았다.
“아래층에서 신고가 들어왔어요. 아이가 심하게 뛰어 잠을 못 잤으니 조심시켜 주세요 라고 하네요” 라는 경비 아저씨의 목소리에서 아이와 함께 얼음이 된 적이 있었다.
‘이 무서운 분위기로 앞으로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지?’ 고민하다가 다음날 아침, 아이와 함께 구운 피자를 들고 아래층을 문을 두드렸다.
놀란 것은 그 집에도 내 아이 또래의 아이가 둘이나 자라고 있었다!
공동주택에서의 층간소음은 남녀노소가 함께 살아가는 또 하나의 집이다.
어떠한 마음 자세로 살아야 할지 곰곰이 생각한다.
마당 있는 단독 집에서 마음껏 뛰놀던 어린 시절이 있었지만, 공동 주택에서는 공생이다.
오늘밤도 아기들의 작은 발자국 뛰는 소리 생동생동하다.
실키 케잌은 맛있었다.
아이들의 젊은 엄마는 의연하고 지혜롭다.
그 비단결 닮은 마음씨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번진다.
삼월 봄과 함께 번진다. <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