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원칙이 작용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실행은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여기서 표를 많이 얻은 정당이 국민의 의사에 따라 정해진 기간 동안 국회 혹은 정부를 책임진다. 

그리고 또 4년 혹은 5년 후 국민의 재신임을 투표를 통해 묻는 과정을 되풀이하여 권력의 독점이나 오남용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작동된다. 

  중국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를 가진 국가 기구가 있으며 또한 형식적인 다당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중국 공산당이라는 집권당을 제외하고 8개의 이름뿐인 정당들이 존재한다. 

구삼학사, 중국민주촉진회, 중국민주동맹, 중국민주건국회, 중국농공민주당, 중국국민당 혁명위원회, 중국 치공당, 타이완 민주자치동맹 등이 있다. 

이 유명무실한 정당의 대표들도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하여 중국의 정책에 대해 투표도 하고 의견도 제출하지만 모두 공산당이 정해준 가이드 라인을 벗어나지 못한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중국의 명목상 최고 권력기관이고 중국의 입법과 행정부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대회는 매년 3월 초에 중국의 수도인 북경의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되며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와 같이 ‘양회(兩會)’라고 불린다. 

  현재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측근인 리잔수가 맡고 있으며 임기는 5년이고 이 대회의 위원 수는 약 2800명에 이른다. 전인대가 하는 역할은 중국의 헌법 수정, 법률 제정과 국가의 중요한 요직 인사들을 임명하는 일이다. 

특히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주석 및 부주석, 국무원과 상무위원회가 이를 통해서 구성된다. 

  국가의 모든 사안이 있을 때마다 회의를 개최할 수 없으므로 상무위원회를 구성하여 중요한 권한을 상무위원회에 위임하고 있는데 많은 업무를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으며 그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중의 한 사람이 맡고 있으므로 사실은 공산당에 예속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인대가 북경에서 개최되면 전국의 대표들이 북경으로 몰려와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각 지역과 기구의 대표들이 모여 중국 국무원, 즉 행정부의 공작보고의 성과에 그 해의 정부의 계획에 대해 업무 보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 

  전인대의 구성 방식은 성 및 자치구의 인민대표대회에서 간접선거로 선출하며 인민해방군은 별도로 대표를 선출한다. 

중국에서의 군대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가장 큰 권력은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누가 차지하는가가 핵심이라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성이나 자치구 아래의 지방에서는 향진 지역, 즉 우리로 따지면 읍면에서는 보통선거를 실시하지만 그 이상의 행정단위에서는 간접 선거를 통해 인민대표를 선출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전국인민대표대회의 관계를 살펴보면 전인대가 공산당에 예속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중국의 공산당 대회가 10월에 개최되는데 전인대는 그 다음해 3월에 개최된다. 그리고 공산당 대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전인대에서 추인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어 중국 권력 구조내에서 거수기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견해도 많이 있다. 

  작년에 열린 전인대에서는 전인대 조직법이 개정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상임위원회의 권력을 대폭 강화하였고 특히 국가 주석의 임기를 폐지함으로서 시진핑의 권력 장기화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진핑은 전인대를 통해 자신의 집권 연장의 길을 만들었고 향후 모든 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을 이 대회의 조직법을 개정함으로서 확립하였다. 

올해에도 개최될 예정인 전인대회의 분석을 통해 중국의 미래 권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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