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저문다. 여전히 코로나 상황은 뉴스 앞자리에서 떠날 생각을 않고 어수선한 중에 한해가 이렇게 저문다. 

사람마다 올 한 해가 주는 의미는 다양하겠지만, 아무튼 2021년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다.

별 의식 없이 하루하루 분주하게 살아가다가도 우리는 언뜻 인생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지금 이대로 살아가면 되는 걸까?” 나름대로 이런 물음 앞에 설 때가 있다. 

더 깊은 사색으로 발전하여 진지하게 그 답을 찾아보려고 애쓰기도 한다. 

구약성경 전도서는 이러한 인생의 고민을 다룬다. 

“왜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데도 인간은 행복하지 않고 불만족스러운 것인가?” “하나님께서 다스리는 이 세상에 왜 불의한 일과 죄악이 가득하며, 선과 악이 뒤바뀐 부조리한 현실을 우리로 경험하게 하는가? 과연 하나님께서는 언제 이런 어그러진 것들을 바로잡으실 것인가?” 등등의 의문들에 대하여 다룬다.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을 보면 “아 그렇구나, 그럼 그렇지, 그래야지”하고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되는 경우보다, “아니 이것 뭐야, 왜 그렇지,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는가?”하는 의문에 휩싸이게 되는 경우도 많다. 도저히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들로 가슴 아파 하는 때도 많이 있다. 전도서는 이러한 사람들의 탄식과 회의를 담아내고 있다. 

전도서의 저자는 불의가 횡행하고 선과 악이 뒤바뀐 해 아래에서의 현실 뒤에는 인간의 뿌리 깊은 타락과 부패와 무능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한다(전 7:20). 

온갖 부조리한 일들의 뿌리에 타락한 인간이 있으며, 인간은 스스로 그것을 타개할 능력이 없는 무력한 존재이다. 

사람은 한평생 미친 마음을 가득 품고 살다가 결국은 죽음의 길로 간다고 한다(전 9:3). 

인간이 처한 왜곡된 여러 가지 현실을 이야기 한 후, 전도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 명령을 지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 본문이라는 것이 세상만사에 대해 다룬 최종적 결론이라는 것이다. 

이제 불과 며칠 남지 않은 2021년.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마지막 결론이다. 

과연 내 인생의 최종적 결론은 무엇인가? 올 한해를 결산해 본다면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바쁘게 살아오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하고 놓쳐버렸던 질문을 이제 남은 며칠 동안이라도 한번 던져보면 어떨까? “결국 무엇을 남겼는가? 올 한 해 삶의 결말은 무엇인가?” 음미해보는 삶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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