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세계대전 이후 국제정치경제질서는 미국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해체되기 이전의 소련이 냉전(cold war)체제에서 미국과의 총체적 경쟁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말의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기 시작했고 1991년에는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로 재편성되면서 냉전은 종식되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물리친 미국은 다시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국제사회의 기득권자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한편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을 따라 세계의 공장으로 급격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미국은 중국의 빠른 부상을 경계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와 규모가 이제 미국이 참을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자 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오바마 시기부터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전략을 가동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2017년 미국 대통령이 된 도날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였고 2018년 1월 드디어 ‘불공정 무역관행’과 ‘지적재산권’을 이유로 중국에 대해 무역전쟁의 선전포고를 하였다. 

2018년 7월 미국은 약 800개의 34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였다. 중국 역시 트럼프의 미국 정부가 고의적으로 중국에 대해 보호주의를 전개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보복전쟁에 나섰다. 우선 미국과 같은 금액인 340억 달러에 해당하는 미국의 농산품, 자동차 등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였다. 2019년 무역전쟁이 확대된 후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에 놓여 있지만 여전히 중국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압력과 포위를 지속시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G2 국가로 하나는 세계 최고의 패권국가이며, 중국은 신흥경제대국으로 점차 경제력의 차이가 좁혀져 오고 있다. 2009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으로 인한 국제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2009년에서 2011년도 기간 동안 중국의 경제가 세계 경제성장의 50%를 기여하면서 그 위치는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미국은 2차세계 대전 이후 자신에게 도전하는 세력들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종종 구사해왔다. 냉전 시기에 강력한 경쟁자였던 소련을 해체시켜 1975년에 미국 대비 약 41%였던 GDP를 현재 미국의 7%에 불과하도록 하였다. 

일본 역시 2차세계대전이후 한국전쟁과 월남전을 통해 경제를 빠르게 발전시킨 대표적인 국가였다. 한때 일본의 경제가 미국을 추월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일본의 경제 발전이 미국에게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자 미국은 바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1980년대초 GDP가 미국 대비 38%에 도달했다.

미국은 일본이 일본 엔화의 가치를 달러대비 낮게 하락시켜 미국인들이 일본의 제품을 값싸게 구매하였고 이것이 불공정 거래라고 판단했다. 미국은 일본의 엔화 가치를 높이고 유럽 국가들과 연합하여 일본에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결국 1980년 미국의 GDP대비 약 38%에 달했던 일본은 1995년 미국 GDP의 71%에 도달했으나 이후 점차 약화되면서 2020년에는 미국  GDP의 1/4 수준인 24%로 하락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미국에 대한 도전과 좌절에 대한 결과물이었다. 

중국은 2020년 GDP가 미국의 70%에 이미 근접하고 있다. 또한 한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2028년이 되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21년 최근에 나온 보고서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미국의 GDP가 2.3% 하락했으나 중국은 2.3% 더 성장함으로서 수년안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경제발전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중국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맹국들을 이용하여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들은 한국에 대한 압력이 되고 있으며 한국에게 새로운 정책 결정의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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