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의 시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나는 그에게 “당신은 참 복이 있다”고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나는 시력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참 부럽다. 안경 없이는 너무나 생활이 불편한 나로서는 말이다. ‘눈이 보배’란 말은 단순히 시력이 좋다는 말이 아니라 관찰력과 해석력이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눈으로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한다. 육체의 눈도 있지만 마음의 눈도 있다 눈과 관련하여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눈’을 이야기 해보자. 네 가지 눈이란 “시력, 시야, 시각, 시선”을 말한다. 

‘시력’(視力)은 ‘자세히 보는 눈’이다. 시력은 ‘물체의 존재나 형상을 인식하는 눈의 능력’이다. 시력이 좋을수록 잘 볼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일이나 사람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민감성을 가지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문제점을 발견하고 미리 해결할 수도 있다. 육체적 시력은 혹 더 좋게 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의 시력만큼은 더 좋아지기를 소망한다.  

‘시야’(視野)는 ‘폭넓게 보는 눈’이다. 시야는 ‘시력이 미치는 범위’를 말한다. 시야가 넓어질수록 사물을 보다 종합적으로 폭넓게 볼 수 있다. 사물이나 사건, 사람과 세상에 대해서 더 크게 생각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시야를 좀 더 넓히는 연습이 필요하다. 폭넓게 본다는 것은 당장 눈앞에 문제만 보지 않고 보다 자유롭고 관대한 태도를 갖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시각’(視覺)은 ‘다르게 보는 눈’이다. 시각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거나 파악하는 각도 또는 입장, 자세’를 말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사물의 모습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사물이나 사건을, 그리고 사람을 바라본다면 굳어지고 타성에 젖었던 우리의 판단이 새로워질 수 있다. 색다른 시각, 다양한 시각은 우리의 생각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시선’(視線)은 ‘올바로 보는 눈’이다. 시선은 ‘눈이 가는 방향, 눈이 가는 길’을 말한다.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는지와 관련이 있다. 사람이나 사물을 볼 때 어떤 것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과 사물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의 약점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고 강점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 따뜻한 시선도 있고 차가운 시선도 있다.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올바른 것조차도 삐딱하게 보일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늘 주의해야 한다.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곧 그 사람의 가치관이고 인생관일 수 있다.  

자세히 보고, 폭넓게 보며, 다르게 보고, 올바로 보는 눈을 기를 때 인생을 보다 더 지혜롭고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 지금 어떤 눈을 좀 더 훈련해야 할 것인가? “네 몸의 등불은 눈이라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만일 나쁘면 네 몸도 어두우리라”(눅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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