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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妙手) 세 번”
김학인 세움교회 담임목사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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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08  10: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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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 세계에서는 “묘수 세 번 두면 바둑 진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고 한다. 묘수는 기발한 착상으로 돌을 살리거나 죽이기도 하고, 부분적으로는 전세를 역전시키기도 한다. 이런 묘수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에서도 묘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난관을 극복해 나갈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는다. 노력한 것 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한다. 빨리 목적지에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 어디 있는지 두리번거린다. 인생 한방을 노리고 대박이 터지기를 바란다. 유튜브 채널엔 그런 대박과 성공을 준다는 사업과 투자를 위한 콘텐츠들로 넘쳐난다. 

어떤 사람이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로 큰 이익을 남겼다거나, 분양받은 아파트가 몇 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허탈감에 빠질 때도 있다. “도대체 나는 뭐하고 있는가?”하는 자괴감에 빠져든다. 

하지만 과연 그런 묘수가 흔하게 존재하는 것일까? 바둑에서 묘수를 연발해서 바둑을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이창호 9단은 이렇게 말했다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暗手)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정수(正手)가 오히려 따분해질 수 있다. 바둑은 줄기차게 이기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고 줄기차게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조은성, <바둑에서 배우는 경영 전략> 중에서).

줄기차게 이겨야 승리할 수 있는데, 줄기차게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라는 말은 묵직한 울림이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는 자주 싫증을 낸다. 이 따분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묘수를 동경하다 보면 더욱 일상은 따분한 것이 되고 만다. “내가 지금 여기서 이것 하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 하는 일이 즐거울 리 없다. 

하지만 인생을 묘수로만 살 수 없다. 지루한 일상을 묵묵히 견뎌내는 정수가 실력이다. ‘정수’(正手)는 지겹고 따분하다. 느리고 손이 많이 간다. 그러나 안전하다. 정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수험생이 평소에 기초실력 쌓기를 등한시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 가끔 신축건물에 큰 하자가 생겨 붕괴위험이 있다는 뉴스를 접한다. 기초 공사를 허술하게 했기 때문이다. 

꾸준함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묘수 찾기가 각광받는 시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생살이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닌 버팀과 견딤, 꾸준함이 요구된다. 모든 영역에서 성실함과 끈기가 필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그것이 그 옛날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 이야기’에서 배웠던 교훈이 아닐까? 오늘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묘수에 휘둘리지 않고 정수대로 묵묵히 살아가는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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