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발 요소수 공급난으로 인해 디젤엔진 자동차들의 정상적인 운행이 불투명한 가운데, 소방차와 구급차도 대부분 디젤엔진을 사용함에 따라 공공안전에 적신호가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평택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아침 7시쯤 평택소방서 오성119지역대 정문으로 1톤 화물차 한대가 정차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눌러쓴 채 차에서 내린 시민은 소방대원의 물음에도 묵묵히 하얀 박스를 차에서 꺼내 진열할 뿐이었다. 요소수 5박스(50L)였다. 뒤늦게 하얀 박스가 요소수임을 알아챈 소방대원이 기부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 신원을 물어봤지만, 익명의 시민은 “요소수 제조업체 대리점입니다”라며, “멈추지 말고 계속 전진해주세요”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이 소식을 전달받은 한경복 평택소방서장은 “요소수를 기부해주신 익명의 시민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요소수 대란으로 어두운 상황 속에서 빛나는 선행을 보여주신 시민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평택소방서 전 직원은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기부는 안성에서도 이어졌다. 안성소방서는 지난 7일 소방대원들이 화재출동을 나간사이 익명의 시민이 미양119안전센터 현관 입구에 요소수 2통(10L)을, 8일에는 죽산119안전센터에 한 남성이 방문해 요소수 5박스(50L)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소방대원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남성의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으나, 이 남성은 “소방서를 위해 써 달라”는 말을 남긴 채 서둘러 119안전센터를 떠났다.
고문수 안성소방서장은 “기부된 요소수는 안성소방서에서 사용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119긴급출동을 위해 소방관들을 생각해주시는 시민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보답하는 마음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요소수는 배출가스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촉매제로, 디젤엔진 차량에서 발생하는 유해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시켜준다. 요소수가 부족할 시 출력에 제한이 생겨 속도를 높이지 못하거나 시동을 끄면 시동이 다시 걸리지 않는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0만 대의 자동차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