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관할하고 있는 분당선의 지하철 역사 공기 필터가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터 막힘으로 공기 유입이 원활하지 않으면 화재 시 질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조속한 개선이 요구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홍기원 의원(평택갑)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먼지를 거르기 위한 공기 여과 필터는 그 종류에 따라 물세척이나 진공청소 방식으로 씻어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명확한 기준이나 점검 절차가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물세척 필터의 경우 본래 자동세척기기를 사용해 월 1회 세척해야 함에도 수동세척하고 있는 역사가 많았으며, 이마저도 3~4개월에 한 번 정도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터 오염이 심해도 제때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분당선 34개 역 중 수원시청역, 매탄권선역, 신갈역을 포함해 총 11개 역이 기기고장으로 인한 수동세척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분당선 수원시청역은 환기구 필터 먼지 고착으로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압감지 센서를 통해 필터 상태를 확인하고는 있지만, 오염 정도에 따라 세척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지난 2019~2020년 사이에 자동세척장치가 고장난 역들이 있지만 예산문제로 개선되지 못했다”며 “앞으로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노후한 시설은 내년 중으로 개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기원 의원은 “지하철 역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공기 순환 시스템”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준과 점검 절차를 마련하고 노후된 설비는 조속히 개량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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