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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이야기”
김학인 세움교회 담임목사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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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15  11: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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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들은 족보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어느 지파 어느 사람인지가 그 자신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룻기에 나오는 보아스는 자기 밭에서 이삭을 줍는 낯선 여인을 보고 아랫사람에게 물었다. “이는 누구의 소녀냐?”(룻 2:5). 어느 집안에 속한 여자인가를 묻는 것이다. 신약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들에게 소개하면서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보여준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마 1:1). 

성경 여러 곳에 계보가 등장한다. 계보가 나오는 성경본문은 그냥 건너뛰고 읽는 경우가 많다. 익숙하지도 않은 수십 명의 명단에 지루해하고, 왜 이런 계보가 성경에 기록된 것인지조차 의아해한다. 그러나 성경의 계보는 “이전시대를 마감하고 뭔가 새로운 시대가 다가옴”을 암시하는 장치다. 역사가 새로운 전환점이나 새로운 국면(局面)에 들어가게 됐을 때 계보가 나온다.

마태복음 1장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는 매우 특이하다. 다섯 명의 여인의 이름이 계보에 나온다. 당시 여자의 이름이 계보에 언급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으며, 더구나 모친 마리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다 지파나 다윗 가문의 부끄러운 수치와 관련이 있다. 다말은 본래 유다의 며느리였으나 창기를 가장하여 시부와 불륜을 저지른 패륜녀였다. 여리고성의 라합도 몸 파는 기생이었다. 밧세바는 본래 다윗의 신하 우리야의 아내였으나 다윗의 악독한 간계와 살인에 의하여, 그리고 왕명에 의하여 강제로 왕비가 된 불행한 여인이었다. 룻은 영원히 여호와의 회중에 들지 못하리라고 저주받은 모압족속 출신이었다(신 23:3 이하).

그런데 동시에 이들은 그들의 허물과 약점에도 불구하고 다같이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여인들이었다. 스스로 죄를 범하였든지 타인에 의하여 강제되었든지 자신의 죄악으로나 이방인 신분으로나 여러 가지 이유와 사정으로 비참하고 부끄러운 자들이었다. 이들은 원칙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축복에서 제외되어야 할 자들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으로부터 남다른 은혜를 입고 메시아의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 때는 비참하였으나 은혜를 입은 이 여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등장하는 것은 앞으로 예수께서 행하실 일의 성격을 미리 보여준다. 이들과 비슷한 유형의 인물들을 예수님의 사역 가운데서 수없이 만나보게 된다. 

예수님을 만나 그 인생이 바뀐 수많은 창기와 세리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고 눈물을 쏟으며 머리털로 씻던 죄 많은 여인, 간음하던 현장에서 붙잡혀 무리 앞에 끌려 나온 여인, 일곱 귀신 들린 마리아, 귀신들린 딸을 위하여 예수님께 탄원하였던 수로보니게 곧 가나안 족속의 여인 등등.

이들에게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다말이나 라합이나 밧세바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그리스도의 계보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비참하고 불행한 처지에서 그리스도를 만나 입게 될 은혜와 축복에 대한 예고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계보는 은혜의 계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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