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한번 뜨거운 맛을 보여줄까?

이참에 뜨거운 맛 좀 내 볼까?

아직 뜨거운 맛을 보지 못했구나!

누군가를 혼내주려 하는 말 같지만 얼큰하다하면 음식이 연상되리라 믿는다. 

뜨거운 국물은 마시고 나면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상대적 성취감에서 오는 깊은 완성의 감정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이 너무 뜨겁다. 한반도 전체가 후끈 거리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밤에는 열대야로 늦게까지 에어컨에 매달려 잠을 청한다.

참으로 뜨겁고 후덥지근한 일기가 얄미워지기 시작했다. 연일 갈아치우는 최고온도 소식에 예보관의 목소리는 상기되고 도대체 어찌 되려는 건지 매우 걱정스럽다.

이 또한 무더운 삼복더위 이야기이지만 꺾일 줄 모르는 폭염의 기세에 두려움마저 드는 때 이다. 하늘이 우리에게 마치 뜨거운 맛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이토록 혼나야 할 일들을 해왔던가 조심스레 뒤 돌아 생각해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덩달아 치솟는 코로나 열기 또한 걱정이 더해지는 시기이다. 정말이지 잘못 하다간 된통 뜨거운 맛을 볼 지경이 아닌가 싶다. 

일일 확진 자가 2천여 명을 밑돌고 있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안일하게 살아가기란 참으로 난해한 세상이 돼 버렸다.

이유를 모르겠다. 아니 이유를 알 것 같다. 혹 우리들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에게만 관대하고 서로에게는 소원하게 대하진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코로나19로 사람간의 거리가 멀어져 생각의 차이도 넓어지고 생각의 범위는 좁아지면서 야기된 사회의 이상기후로 인하여 생겨난 기상 이변이 아닌가 생각 해본다. 그렇지만 찌개 국물은 얼큰해야 제격이듯이 뜨거운 맛이 시원해지는 정신적 청량감이 절실해진다.

아무리 기온이 올라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얼큰한 된장찌개의 청량함을 연상하면서 더위를 이겨 내고 싶다.

아무리 확진 자가 넘쳐나도 서로를 배려하면서 끈끈한 이웃의 정을 이어나갈 때 찬바람 만난 여름 더위처럼 코로나 더위도 물러 갈 것을 확신한다.     

무더위를 무릅쓰고 안미라 여사님은 지난번 감자범벅에 이어 오늘은 복 다림으로 오리백숙을 만들어와 뜨끈한 국물로 서로의 몸과 마음을 흠뻑 적셔 주었다.

뜨거운 맛을 보았으니 이제 시원한 청량감으로 성취될 풍성한 가을을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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