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평택시의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 6명을 제외한 10명의 시의원이 성명문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8일 평택시의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 6명을 제외한 10명의 시의원이 성명문을 발표하고 있다.

 - MOU 체결 이후 자세한 윤곽 나올까

 - 국민의힘 반발, 여야 나뉘어 다투게 되나 

평택 브레인시티에 유치되는 ‘카이스트-삼성전자 산학공동연구센터’가 갖은 논란 속에, 14일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체결을 앞두고 있다.

앞서, 평택시는 지난달 29일 언론브리핑 당시, 반도체 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이스트 및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온 결과, 브레인시티 내 산학공동연구센터를 유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택시에 따르면, 산학공동연구센터는 카이스트와 삼성전자 간 공동연구 및 고급 실무형 인재양성을 위한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전 카이스트 본원에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해 기초교육을 수행하고, 이후 산학공동연구센터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평택시는 지난해 6월부터 카이스트에 브레인시티 내 대학용지 활용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대학도 아닌 산학연구센터에 평택시가 너무 많은 지원을 해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평택시는 브레인시티 내 대학 및 산학연구소 유치를 위해 46만㎡(약 14만 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그 외 건축비로 1,0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민 A씨는 “평택시에서 공개한 내용만 보면 카이스트가 들어오는 게 좋은 것 같지만 결국은 돈만 퍼주는 것 아니냐”며, “카이스트가 들어온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산학연구센터로 인한 혜택을 평택시민이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 확정된 내용이 없다보니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협약이 이루어질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MOU 체결 이후 정확한 결과를 시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협약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주도로 이루어진다. 정부부처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이번 MOU와 관련해 시민들께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연구센터 관련

국민의힘 반발,

정치권 갈등으로 불 붙을까

산학연구센터와 관련해 평택시의회 내에서도 여당과 야당으로 갈려 의견이 나뉘어졌다. 

평택시의회 의원들은 제224회 임시회가 마무리 된 지난 8일, 시의회 정문 앞에서 ‘평택 브레인시티 내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을 위한 카이스트-삼성 공동연구센터 설립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의원들은 ▲산학공동연구센터 운영 계획 수립과 조속한 실행 ▲정부와 경기도, 평택시의 적극적인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날 성명서 발표에는 더불어민주당 9명과 무소속 의원 1명 등 총 10명만이 참여했으며, 성명서 발표에 참여하지 않은 야당 의원 6명 중 5명은 성명서에 서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소속 한 시의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이스트가 평택으로 오는 것은 분명히 성과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 풀어야할 사안이 많이 남았음에도 시의회에서 먼저 나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대전·충청권에서 불편한 기색을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결코 평택시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해 서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여당은 과거 전 시장이 성균관대를 추진했을 당시 공모를 거치지 않았다며 특혜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반대로 이번 카이스트는 공모를 거쳤느냐”고 반문했다.

평택시장을 역임했던 공재광 국민의힘 평택시(갑) 당협위원장 또한 산학공동연구센터에 대한 평택시의 지원이 ‘지나치게 파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공 위원장은 “이번 카이스트-삼성전자 산학공동연구센터 유치는 시장 재직 시절, 4차 산업과 관련하여 성균관대 사이언스 파크를 추진했던 당사자로서 관심이 컸던 사안”이라면서도 “평택시가 학교도 아닌 연구센터에 브레인시티 내 46만㎡(약 14만 평)에 달하는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건축비 1천억 원을 개발 이익금 등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결과 MOU는 14일 비대면·비공개로 체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MOU체결 이후 빠른 시일 내 설계 및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4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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