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던 역병에 놀라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번엔 잠잠하던 나의 근육들이 놀라 통증으로 엄습 받고 있다.

평상시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을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하여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뭉쳐진 상태로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면 곧 통증으로 이어지고 육체가 고통스럽게 된다.

어느 한 날 긴 시간 예초작업을 한 적 있었다. 아마도 그 원인이리라 생각 된다. 어깨부터 옆구리 등허리 좌골 무릅 발목으로 이어지는 장엄한 통증이 생겨났다. 의사 선생님은 근육이 놀라 부어 있으니 안정이 필요하다며 안정과 물리요법을 권유했다.

그리고 몇 차례의 치료를 거듭했다. 다소 호전되기는 하였으나 완연하게 사라지지 않은 통증이 남아있었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이러 저러한 수소문 끝에 한 시골마을에 황토방처럼 꾸며진 이른바 용하다는 침술원을 소개 받았다.

긴 시간 동안 침 뜸 부황 등 여러 가지의 시술을 받으면서 이제는 모든 통증이 완연히 사라지겠지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백발의 원장님은 금년에 70세라 하셨다. 본인도 아팠던 어느 날 치료를 받으면서 몸이 회복 되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스스로 침술을 익혔다 하면서 조용한 자신감으로 시술시간 내내 긴 이야기로 무료함을 함께 풀어 주었다. 의술과 연관 없는 지난날 이야기에서부터 소소한 가정사 그리고 과거 어릴적 친구들에 대한 동경 등, 그리고 지금의 생각과 앞으로의 구상들도 냇물소리처럼 조용조용하게 풀어내려갔다.

구수한 정담에 순간 침술을 시술받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그리고는 모든 자연의 순리에 따라 몸도 순응을 하다보면 자연 치유가 되는 것이고 세상살이도 마찬가지로 흐름을 따라 거슬리지 말고 살다보면 무병장수 할 수 있다는 신조로 오늘을 살아야 한다며 파란 적고 역경 없는 삶이 어디 있었겠나 만은 지금 이 순간 지난날들을 돌이켜 생각 할 수 있는 건강함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어느덧 시술과정의 절반이 지났고 난 등이 뜨거운 침대에 누워 쑥뜸으로 몸을 데우고 있었다.  열기가 점점 높아지더니 차차로 식어갈 무렵 그날의 치료는 끝이 났고 훨씬 가벼워진 몸과 마음을 추슬러 집으로 향했다.

가만히 누워 생각했다.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이 순간의 고통들도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과 마음의 침술로 마음의 허전함을 채워 준다면 점점 뜨거워진 후 사라진 쑥뜸의 열기위에 놓인 근육통처럼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굳게 믿어 보고 싶다. 그러면서 근육통은 정감어린 이야기 속 진실로도 치유가 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우리가 앓고 있는 코로나 세상통도 근육통처럼 그렇게 치유 되리라 확신 해본다.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