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엔 그럭저럭 비가 제법 몇 차례 내려 주었다. 지난여름 지루 하리 만큼 길었던 여름 장마를 생각하면 지금도 경악스럽다. 긴 가뭄이 들었던 해를 생각하면 안 온 것 보다는 온 것이 나을 수도 있었겠지만 2차적인 피해를 생각하면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것 이 마땅하다.

그러나 하늘이 하는 일을 우리가 어찌 할 수가 없지 않은가. 다만 할 수 있다면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준비가 더욱 중요하단 생각이다.

모처럼 4월의 일기가 초여름 날씨로 28℃를 넘나드는 날 지난주 심어놓은 자산홍 꽃밭에 물을 주었다. 혹 오랜 기간 동안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아직 활착이 덜된 뿌리가 더욱 확고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함이 우선의 목적이었다.

심은 지 며칠 안 된 기간이었지만 흙 표면은 완전히 말라 있었고 곧바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잎이 마를 수도 있는 상태였다. 흠뻑 물을 주었으니 아마도 2, 3일 간은 걱정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적절한 시기에 비가 내려주면 참 좋겠단 생각으로 물주기를 마쳤다.

그러나 준비 한다고 다 예방이 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 세상사이고, 그렇다고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낭패를 초래하는 것 또한 당연한 진리 인 것을 익히 잘 알고 있는 우리는 그래도 준비라는 커다란 무기를 교훈삼고 살아가고 있는 것 이다.

그렇다면 난 오늘 엄청 난 준비를 했다는 자부심으로 충만해도 될 것 같다. 내일 아침이면 꽃들이 촉촉한 미소로 웃으며 날 반길 것이다. 그의 보답으로 더욱 현란한 꽃들의 자태를 내 앞에 뽐낼 것이다. 그로 인하여 나만이 아닌 모든 보는 이 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 분명하기에 작은 일을 해 놓고도 이리 즐거워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단비처럼 내려지는 희망의 비가 있다. 말 그대로 시시 적절한 비 라면이야 그 무슨 걱정이 있으랴 만은 이 또한 야속 하리 만큼 적절치 못한 것이 세상 다반사 인걸 생각하면 그리 녹록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들도 무엇인가 준비를 해 두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꽃밭에 물을 주듯이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을 주는 단비 같은 말 한마디를 뿌려 주는 것이다. 요즘처럼 인정에 갈증을 느끼고 꽉 막힌 코로나 시국으로 소통에 목이마른 서로에게 희망의 물줄기 같은 달콤한 칭찬 한마디가 스스로를 꽃 피우게 하고 서로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단비가 된다는 진리를 되짚어 보고 싶어진다.  

꽃밭에 물을 주며 서로에게 뿌려줄 달콤한 말들을 생각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