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순택 묘소
심순택 묘소

 

 

                                                                    원연 묘소  

             

평택시 소재 비지정 문화재가 어떠한 보존 계획도 없이 방치되거나 철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후기 역사적 인물로 알려진 심순택 고택이 철거됐고,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을 지낸 원연의 묘가 이정표조차 없이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의 비지정 문화재 관리 소홀은 비단 하루 이틀 지적돼 온 사항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18일 평택시의회 이관우 의원은 ‘제221회 임시회 7분 자유발언’을 통해 조선시대 왕자의 묘인 ‘덕원군 이서’의 묘가 김포시로 이장된 것을 예로 들며 평택시의 비지정 문화재 관리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심순택(沈舜澤, 1824~1906)은 조선 후기 좌의정, 우의정, 영의정을 모두 역임한 문신으로 유명하다. 

평택시청 홈페이지에서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을사오적의 처형과 조약 무효의 상소를 올렸으며, 기울어 가는 나라의 운명을 한탄”한 ‘개화기 비운의 정치가’로 심순택을 표현하고 있다.

문제는 심순택 관련 문화재인 ‘고택’은 정작 평택시의 무관심 속에 철거됐다는 점이다. 

소리 소문 없이 철거된 탓에 정확한 철거시점조차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평택시는 고택이 철거된 사실을 모른 채 여전히 시청 홈페이지에 심순택 관련 문화재로 ‘고택’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남아있는 심순택 묘소 또한 이정표 및 안내판 없이 방치되고 있어, 진위면사무소 바로 뒷산에 묘소가 소재하고 있었음에도 진위면사무소 직원 누구도 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원연(元埏, 1543~1594)에 대한 처우도 심순택 못지않다. 형인 원균(元均)의 묘가 경기도지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된 것과 달리, 원연의 묘는 향토문화재로조차 지정되지 않은 채 대중에게 잊혀졌다. 

심순택 묘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안내판도 없어 묘갈(墓碣, 무덤 앞에 세우는 작은 비석)에 쓰여진 積城縣監元埏之墓(적성현감원연지묘)라는 문자를 통해서만 원연의 묘소임을 알 수 있으며, 그마저 묘갈의 손상이 심해 간신히 파악할만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평택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최근 비지정 문화재와 관련해 지적이 많이 나오는 만큼, 내부적으로 비지정 문화재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가치 있는 비지정 문화재를 향토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겠지만, 향토문화재가 안되더라도 보다 넓은 범위에서 모든 문화재를 보호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이관우 평택시의원은 “비지정 문화재들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잘 살펴보면 정치와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며, “반대로 앞만 보고 역사를 무시했다가는 언젠가 큰 탈이 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을 배우기 위해 문화재와 관련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에는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4개(보물 3개, 무형문화재 1개), 경기도지정문화재 22개(유형문화재 4개, 무형문화재 4개 기념물 9개, 문화재자료 5개), 평택시향토문화재 8개가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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