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흥 논설위원
  ▲문석흥 논설위원
담배꽁초를 길바닥에 버리는 20 대 젊은이를 보고, “젊은이가 담배 꽁초를 함부로 버려서 쓰나? 라고 한, 68세 할머니의 한마디 충고를 듣고 그 꽁초를 버린 젊은이는 바로 벽돌을 주워 들고 와서 할머니의 머리를 내려치고 달아났다.

할 머니는 병원에 실려가서 머리뼈 파열과 뇌출혈로 치료를 받다가 6 일 만에 사망했다. 그 꽁초를 버린 젊은이는 도주 이틀 만에 잡혀 살인미수로 수사를 받다가 살인혐의로 검찰에 송치될 것이라 한다. 이 패륜의 노인 살해 사건이 이 고장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대하여 더욱 전율을 느끼게 한다.

갈수록 청소년의 비행이 도를 넘고 있음은 이미 다 알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 한 여러가지 처방에도 좀처럼 효과가 없다. 벽돌로 머리를 내려친 것이 순간 격분해서였는지, 아니면 평소 그의 삶 속에는 사람의 생 명의 존엄성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이 파리 한 마리 죽이는 심정으로 그랬는지? 세상을 많이 살아온 세대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예전엔 안그랬는데,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하는 탄식뿐이다.

‘경 노효친’ 하면, 세상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미풍양속으로 자부했던 우리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 지…, 지금도 국가에서는 경로사상 고취와 노인우대를 위해 전에 없던 많은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마을마다 경로당도 지어 주고, 지하철 무임승차와 경로석까지도 정해 주고, 일반 열차의 요금할인과 고궁이나 유원지의 무료입장, 기초연금 및 노령수당 지급 등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그런데 왜 젊은 세대들은 노인들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인가?

지난 대선 때만 보아도 어느 유력 정치인의 노인 폄하 발언, 젊은 세대들이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노인복지 폐지, 노인 연금 폐지 등을 들고 나오지 않았는가. 노인들이 듣기에는 섬직한 이야기들이다. 핵가족 시대를 맞아 노인 둘만 사는 가정과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게다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노인인구의 급증과 수명 연장에 따른 100세 시대가 곧 온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젊은이 셋이 노인 한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하니 젊은이들로 보아서는 노인이 큰 짐 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 모두가 노인을 천대하고 폭행하고 살해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내려 오던 경로효친 사상이 점점 약화되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의 교육은 가정에서 학교에서부터 이뤄져야 하는데 특히 요즘의 학교의 실태를 보라. 선생님의 권위가 세워지지 않아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학생의 그릇된 행동을 바로잡고자 훈계를 하거나 조그마한 체벌이라고 하게 되면 즉석에서 반항하고 심지어는 선생님을 폭행까지이지 하기도 하고 학부모까지 와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사례도 흔히 벌어지고 있다.

사회풍토도 영향이 없지 않다. 방송 드라마나 영화에도 폭력과 살인 장면은 예사로 나오고 특히 청소년들이 흔히 이용하는 pc방의 각종 게임 내용은 거의 다 폭력물 들이다. 더 말하면 무엇하랴, 국회 의사당내에서도 신사복 입은 의원들도 멱살 잡고 난투극을 벌이지 않는가.

‘상탁하불청(上濁下不淸)’ 이라 했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자연히 맑은 법, 어른이 먼저 본이 되고 사회가 본이 되어야 자라나는 세대들이 배우고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노인이 젊은 세대들로부터 보호를 받는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맞아 죽는 사회가 되는 실정이니 그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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