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敬虔)은 한자말 그대로 풀어보면 공경하여 삼간다는 말이다. 어떤 것을 소중히 받들고자 하는 엄숙한 마음의 태도를 일컫는다. 즉 경건함은 마음의 태도와 많은 연관성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종교적인 행동으로 경건함을 판단하기 쉽다. 예식의 엄숙성, 기도생활, 깊이 있는 성경묵상, 금식과 같은 것들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경건함을 가장하기도 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경건한 체 하는 것이다. 사람의 이목을 의식해서건, 아니면 자기 스스로의 만족 때문이건 경건이 가식이나 위선으로 변하기 쉬운 것이다. 성경은 이렇게 경고한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디모데후서 3:5). 경건의 외양이 실제 삶의 능력으로 나타나지 않음을 경고한다.
평소에 종교적으로 언사를 잘 하더라도 어려운 일에 부닥쳐서는 원망과 불평과 악한 말을 뱉어낸다면 그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다. 진정한 경건은 결코 시련의 때에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경건을 소유한 사람이다. 경건한 신자는 고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근신하고 자기 자신을 조심한다.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한다.
경건한 삶을 위해 습관적으로 금식하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경고하신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야 58:6-7). 단순히 종교적 경건성에 머무르지 않고 가족과 이웃과 사회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배려하는 삶을 사는 것을 경건이라 한다.
지금 어려운 시기를 만난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경건은 무엇일까? 더 잘 포장되고 세련된 종교적 언사를 훈련하는 것이기 보다, 고난의 때에 하나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찾고, 자기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것. 그 사람이 바로 성숙한 신앙을 가진 사람이요 경건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