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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게 지급한 형사합의금을 보험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지
이재근 변호사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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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20  11: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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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의 남편은 얼마 전 과실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편에서 오던 화물트럭을 들이받아 화물차의 운전사 을에게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히게 되었습니다. 중앙선침범사고라서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자, 저희는 형사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을 앞으로 형사합의금 2,000만원을 공탁하였고, 을은 공탁금을 찾아갔습니다. 이런 경우 갑이 보험회사에 형사합의금 2,000만원을 지급하여 달라고 청구할 수 있나요.

 <해 설>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발생시 가해자측에서 지급하는 형사합의금은 보통 다음과 같은 세가지 성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서 지급된 경우이고, 두 번째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의 위자료로 지급된 경우이며, 세 번째는 손해배상과 무관하게 합의를 얻어내기 위한 금원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형사합의금으로 공탁되는 금원 역시 위 세 가지 성격의 금원 중 한 가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례의 경우가 위 세가지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우리 대법원 판례는 “불법행위의 가해자에 대한 수사과정이나 형사재판과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경우에, 그 합의 당시 지급받은 금원을 특히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임을 명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원은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형사합의금은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보아야 하고 손해배상과는 별개로 깊은 속죄의 뜻으로 지급한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위자료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위로금”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하여 반드시 위자료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례에서는 특별한 사정없이 그저 형사합의금이라고 하여 공탁을 하였으므로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같습니다.

한편 자동차보험회사는 “피보험 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피보험자가 부담하게 될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 보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면, 자동차보험회사는 이를 보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것은 피보험자가 지급한 손해배상금이 형사합의를 목적으로 한 형사합의금이었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형사합의금이 손해배상과는 별개로 순수히 형사합의만을 목적으로 한 것임이 명백한 경우라면 자동차보험회사는 보상할 책임이 없을 것입니다. 사례의 경우 형사합의금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귀하는 보험회사에 형사합의금 2,0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동차종합보험계약상의 보통약관에 피보험자가 피해자로부터 손해배상의 청구를 받은 경우 보험회사에 그 내용을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미리 보험회사의 동의 없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합의하여서는 안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피보험자가 직접 피해자와 합의하면서 위 약관의 규정에 반하여 사전에 보험회사에 이를 통지하지 않거나 합의금 지급 후에도 이를 보험회사에 알리지 아니함으로써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보험회사가 피해자와 별도로 합의를 통해 이중으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되었다면 보험회사로서는 피보험자의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해 중복지급하게 된 합의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하급심 판결이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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