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새 차, 새 집,... 그리고 새해. 무엇이든 ‘새’자가 들어가는 것엔 말 그대로의 새로움과 함께 기대감과 설렘이 있다.

초등학교시절 새 학년에 올라 받았던 새 책에서 풍겨나는 특유의 잉크냄새를 잊지 못한다. 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진짜 뭔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가슴 벅참이 묻어났었다.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2021년 새해가 밝았는데 이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과연 새해엔 무슨 좋은 일이 나에게 있을까!”

새해가 되면 각자 나름대로 무엇을 결심하고 다짐한다. 그래서 새해를 맞는 것이 좋다. 시간의 매듭을 짓고,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계속 유지할 것이 있다(지속, keep going).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더 분발해서 계속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자. 또한 여러 이유로 멈추었던 것들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들도 있다(재개, begin again). 큰 결심으로 시작했지만 흐지부지 되어버린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보자. 아니면 새해 들어 뭔가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도 있을 것이다(시작, commence). 생각만 하다가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늘 급한 일에 바쁘게 쫓겨 다니다가 정작 중요한 일은 시작도 못한 채 놓쳐버린 것은 없어야 하겠다. 

뭔가 힘차게 해볼 날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지난 연말 한 해를 덧없이 보내며 너무 빨리 가버렸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무엇이라도 열심히 시도해 보는 건데’라고 아쉬워했다면, 그런 후회를 되풀이 하지 않을 시간이 지금 우리 앞에 남아있다. 지나 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내버려 두자. 앞으로 먼 미래의 일들은 아직 우리에게 도착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앞에 놓여있는 오늘이라는 시간이다.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괜찮다. 작심삼일을 계속하면 된다. 옛 속담을 비틀어 만든, “가다가 아니 가면 간만큼 이익이다”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만일 방향만 옳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 시도조차 의미 있지 않겠는가?

무엇보다도 2021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내 인생의 방향성을 바로 정립해 보았으면 좋겠다.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바울 사도는 자신의 삶에 대해 설명하기를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삶’이라고 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13-14).

그는 목적이 분명한 삶을 살았다. 그의 삶의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였으며,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인생을 조직하고 계획하며 살았다. 그래서 삶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의 생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을 위해 올 초부터 더 지속해야 할 것과 재개해야 할 것, 그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을 결정하고 시도한다면 올 연말에는 조금 더 의미 있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새해가 되었다고 저절로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어려운 상황들도 있겠지만 심기일전해서 힘 있게 도전해 보는 새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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