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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희 평택시 문인협회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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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30  12: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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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옆 작은 화단, 붉은 열매 풍성하던 산수유나무가 최소한 가지만 짧게 남기고 가지치기를 당했다. 눈여겨보니 파란 지붕을 가리던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매화나무도 단발머리가 되었다. 내 머리카락이 잘린 듯 허전하고 낯선 모습이다. 미적 감각 없는 사람의 솜씨로 보여 눈을 떼지 못 한다.

 
12월이 되면 가로수 나무들이 짧게 베어나간 기억이 난다. 그 이유를 잘 모르던 시절에는 너무 혹독하다고 생각했는데, 건강한 나무의 생육을 위한 겨울 준비의 중요한 일이라 한다. 수형의 모양을 잡는 가지치기와 수목에 해가 되는 해충을 유인해 머물게 하는 잠복소 설치작업도 함께 이루어진다. 해마다 새잎이 나면 풍성한 나무에 날아들던 새들도 당황하겠다. 
 
나와 타인을 위해 조용히 집안에 머무는 울력이 필요한 때다. 실내로 들인 화분들이 초록빛 미니 정원을 만든다. 사계절 붉고 분홍의 꽃을 피우는 제라늄, 안스리움, 일일초, 꽃기린, 페라고늄을 바라보며 방금 우린 차를 마시니 답답함이 가라앉고 은은해진다. 
 
느림의 미학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은 다급해지고 그날 뉴스에 따라 하루살이가 된 기분이다. 상가 불빛이 꺼진 길을 걸어 집으로 들어서면 오늘 새롭게 핀 꽃들이 제 생의 꽃말로 도란거린다. 생의 소리를 듣는 일이 축복이란 사실을 전하고 싶다.
 
찻물이 끓는다. 말린 쑥을 넣으면 쑥차가 되고 양파 껍질을 넣으면 양파차가 된다. 얼마 전 지인으로 부터 받은 탱자를 얇게 썰어 말렸다. 씨와 살과 껍질이 녹아 향기로운 차를 후후 불어 마신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한 줄 글귀와 시가 담긴 책과 자주 만나게 된다.  <나 쌀벌레야>라는 기분 좋아지는 동시와 그림도 만나고, ‘후회’를 읽는 내 마음 보온병처럼 뜨겁다.
 
후회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후회를 최대한 즐기라.
슬픔을 억누르지 말라.
후회를 보살피고 소중히 여기면
그만의 존재 목적을 가질 때가 올 것이다.
깊이 후회하는 것은 
새롭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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