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신문
포커스 라이프법률상담
처가 남편의 대리인으로 행세하여 남편 명의로 보증을 서 준 경우
이재근 변호사  |  panew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8.26  11:28:1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을의 처남 병은 자동차 할부구입시 갑 자동차서비스 주식회사와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갑 회사로부터 연대보증인을 세우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습니다. 병은 을에게 연대보증인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을은 거절하였습니다. 그런데 병의 사정을 딱하게 생각한 을의 처가을 몰래 을의 인감도장을 빼내어 인감증명발급용 위임장을 위조하고 이를 이용하여 보증보험연대보증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다음 을을 대리하여 갑 회사와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자금 사정이 악화된 병은 위 할부금을 납입하지 못하였고 갑 회사는 을에게 할부매매대금을 지급할 것을 독촉하였습니다. 을은 몰래 계약이 체결된 이런 경우까지도 을이 갚아 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인가요?

갚아 줄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리하여 체결한 계약의 효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대리인에게 본인을 대리할 권한(대리권)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도 남편이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처에게 남편을 대신하여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례에서 남편은 처에게 대리권을 준 사실이 없습니다. 물론 대리권을 주지 않았더라도 일상가사의 범위라면 부부간에는 서로를 대리할 권한(일상가사대리권)이 있습니다. 처남의 자동차할부판매보증보험에 연대보증을 서주는 것은 일상가사의 범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본 사례의 연대보증계약은 결국 대리권이 없는 처가 남편을 대리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소위 일상가사대리권의 범위를 넘어선 “무권대리”에 해당하여 남편은 책임을 질 필요가 없습니다(민법 제130조). 그러나 대리권을 넘어선 대리행위를 하여 무권대리가 되는 경우라도 상대방이 무권대리인에게 그러한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본인이 그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데 이것을 표현대리(表見代理, 민법 제126조)라고 합니다. 어떠한 때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것인지는 사안마다 다르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금전거래와 같은 경우는 대리인이 위임장이나 인감도장 및 인감증명을 소지하고 있다면 상대방으로서는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와 같은 경우는 단순히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등기권리증 등 권리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소지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근저당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것이므로 단순히 서류만 구비하고 있다고 하여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소유자에게 담보제공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 및 그 제3자가 담보제공의 위임을 받았는지 여부를 소유자에게 확인하여 보아야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94다34425 판결).
 
위 사례의 경우 보증을 서면서 인감도장 및 인감증명을 소지하고 있었다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처는 남편의 인감도장을 손쉽게 취득할 수 있으며 이를 가지고 위임장 등을 위조하여 인감증명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으므로 계약의 상대방으로서는 처가 남편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에게 남편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쉽사리 믿어서는 안되고, 남편에게 확인해 보는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만일 갑 회사가 인감도장 및 인감증명의 소지만으로 별다른 확인 조치없이 처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었다면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98다18988 판결). 따라서 처의 대리행위는 표현대리가 아닌 단순한 무권대리행위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남편은 할부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나 갑 회사는 무권대리행위를 한 처에게 할부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거나 손해를 배상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35조 제1항).
<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재근 변호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장당동, 버스 불법유턴으로‘시민들 위협’
2
평택시, 사회적 거리두기 準 3단계 돌입
3
안성시 공무원, 마스크 의무화에도 미착용 여전해
4
안성시 외국어 통역도우미, 코로나19 자가격리자 통역 지원
5
현대건설, 힐스테이스 고덕스카이시티 8월 분양
6
화재 대책 없는 목조문화재
7
평택시의회,‘평택호 관광단지 특별위원회’ 평택호 관광단지 개발사업 업무현황 청취
8
처가 남편의 대리인으로 행세하여 남편 명의로 보증을 서 준 경우
9
원천징수 의무..몇 % 떼야 하나?
10
손목 시계
신문사소개윤리강령편집규약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평택시 비전5로 35, 501호(비전동) (주)평안신문  |  대표전화 : 031-692-5577  |  팩스 : 031-692-5579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경기 다 00922  |  발행인 : 한규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 한규찬
Copyright © 2011 평안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p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