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16일 이틀간의 짧은 장마 이후, ‘용죽역사공원’에 위치한 청동기 유적에 빗물이 고였다.

 
이는 유적을 전면적으로 보호하지 않고, 천장만 설치했기 때문에 발생한, 어찌 보면 예견된 참사였다.
 
또한 이번에 빗물 고인 유적 외에 해당 공원에 있는 다른 유적들도 유사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적에 대한 평택시의 조치가 더욱 안일하게 느껴진다.
 
기술이 부족했던 과거도 아니고, 인구 50만이 넘은 대도시에서 청동기 유적이 부실하게 관리 되는 것은 시가 얼마나 역사 유적에 관심 없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이를 지적받은 담당 공무원 역시 유적에 대한 조치가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곧바로 시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관리적인 측면과 예산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를 대더라도, 그것들이 유적을 보존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이라는 점에서 담당자의 논리는 본말이 전도됐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유적을 관리하는 것은 어렵고, 생각보다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유적에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해, 하나의 테마파크로 발전시키는 지자체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전주나 경주를 들 수 있겠지만, 사실 인근의 안성시만 해도 문화재를 잘 보존하며 도심 속 테마파크를 만들었던 점을 보면 결국 평택시가 말한 ‘보존이 어려운 이유’는 그저 행정편의주의에 찌든 핑계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한편, 앞으로도 평택시는 수많은 도시개발이 행해질 것이고, 덩달아 새로운 유적지가 지속적으로 발굴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에 고덕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선사시대~삼국시대까지의 고분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음에는 평택시가 이번의 잘못을 복기하고, 유적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주었으면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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