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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제 단상”
김학인 세움교회 담임목사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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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2  13: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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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4일 우리나라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되었다. 최저임금이란 노동자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은 임금의 하한선이다. 최저임금이 결정되기까지 노사간 많은 갈등이 있었다.

코로나 감염병의 여파가 산업계 전반에 나타나는 때에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와 생활안정, 그리고 경영계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하는 묘수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와 타협하는 길밖에는 없다.
 
최저임금제와 관련하여 예수님이 들려주신 포도원과 품꾼의 이야기를 보자(마태복음 20:1-16). 당시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보통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일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 일꾼을 구하기로 했다. 오전 6시 인력시장에서 하루 품삯인 한 데나리온을 주기로 계약하고 일꾼들을 모집했다. 그로부터 세 시간 후인 오전 9시, 우연히 인력시장을 지나다 아직 일이 없어 놀고 있던 사람들을 일꾼으로 불렀다. 그 이후에도 오후 12시와 3시에 인력시장에서 사람들을 불러다 일을 시켰다. 심지어 하루 일이 끝나기 불과 한 시간 전인 오후 5시에도 일이 없어 놀고 있던 사람들을 불러 일을 시켰다.
 
오후 6시가 되어 주인은 일꾼들에게 하루 일당을 지급했다. 맨 마지막 와서 한 시간만 일한 사람부터 한 데나리온씩 나누어주게 했다. 그러자 맨 처음 포도원에 와서 12시간을 꼬박 더위와 싸우며 일한 사람들은 더 많이 받을 것을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똑같은 임금을 받고나서 포도원 주인에게 항의하였다. 상식적으로 12시간을 일한 사람과 1시간을 일한 사람에게 동일한 임금을 준다면 불공정하다. 그런데 주인의 대답은 이것이다. “이보시오, 나는 당신을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당신에게 주는 것과 똑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마태복음 20:13-14). 
 
한 데나리온은 당시 노동자 가족이 하루를 연명할 정도의 박한 임금이었다. 하루를 벌어 며칠 동안 생활할 만큼 풍부한 금액이 아니다. 만일 오늘 일을 못하고 공친다면 그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에 아무 것도 들고 가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도원 주인은 겨우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하루의 품삯을 지급해 준 것이다. 주인은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품삯을 염두에 두고, 노력의 대가로만이 아니라 적어도 최소한도의 생존을 유지시키도록 하루에 필요한 분량을 공급해 주었다. 생명의 존엄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그런데 주인은 왜 1시간 일한 사람에게 하루 일당을 주면서도 12시간을 일한 사람에게는 더 주지 않은 것일까? 그는 당시 통용되는 기존의 질서와 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려 하지 않았다. 만일 그가 인심을 쓰겠다고 업계에서 통용되는 하루 품삯을 무시하고 제 마음대로 높여서 주었다면 그것은 경제 시스템 자체를 망가뜨리게 될 것이다. 주인은 사회의 통용되는 기존의 질서와 제도를 따르면서도 지혜롭게 자기가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일한 것이다. 
 
너무 급격한 변화보다 기존의 견고한 시스템을 잘 보완하면서도, 좀 더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어느 기업체의 모토처럼, “돈보다 일 중심, 일보다 사람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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