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적으로 몇 개의 제국과 그 제국을 건설했던 인물들을 기억한다. 마케도니아 출신의 알렉산더 대왕은 지중해의 동서남북을 정벌하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스승이었다. 서양인들에게 있어 그는 하나의 우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이어 받아 로마제국이 형성되었고 로마는 서양의 모든 것이라고 할 만큼 그 영향이 크게 이어져 오고 있다. 

 
한편 동양에서는 만리장성 북쪽에서 일어난 보잘 것 없어 보이던 유목민족의 하나였던 몽골족에 징기스칸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부족인 몽골족은 돌궐, 타타르족, 위구르족, 투르크족, 거란족들에게 밀려 초라한 위치에 있었고 항상 적들의 위협 속에 살고 있었다.
 
테무진으로 불렸던 징기스칸은 어렸을 때 아버지가 타타르족에게 죽임을 당하고 또 메르키트족에게 자신의 아내를 납치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고통은 그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켰으며 세계 최대의 제국을 이룩하고 역사에 그 이름을 남겼다. 그는 자신이 겪은 좌절과 시련 속에서 삶의 철학을 깨우치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몇 가지 명언을 남겼다. 어려움과 시련을 겪는 모든 이에게 귀 담아 들을 수 있는 말들이 있다. 그는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아라. 나는 아홉 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아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었고 나의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아라. 나는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었고 병사는 10만명에 백성은 200만명도 되지 않았다” 
 
징기스칸의 말들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남의 탓이나 환경을 탓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번 더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 배운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아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포기하지 말아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얼굴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그가 한 말중에 또 귀담아 들을 것은 “먼저 너 자신을 다스려라 그러면 세계를 다스릴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다”
 
이렇게 자신의 삶의 원칙이 뚜렸했던 징기스칸은 뿔뿔이 흩어진 자신의 부족을 모았고 자신의 아버지의 의형제로부터 병사를 얻어 2만명의 병력으로 정복전쟁에 나서게 된다. 그는 우선 자신의 아내를 납치했던 메르키트족을 공격하여 전멸시켰고 몽골족의 최고의 숙적이었던 타타르족을 공격하여 전멸시켰는데 이때 수레바퀴보다 키가 큰 어른들은 모두 죽였다. 
 
1206년 초원의 모든 부족들은 족장대회를 열어 테무진에게 전 세계의 왕이라는 징기스칸이란 칭호로 그를 추대했다. 몽골과 초원을 완전히 통일한 징기스칸은 드디어 초원을 벗어나 세계정복의 원정을 시작했다. 
 
그의 군대는 지금과 같은 계급제도, 즉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을 만들었으며, 그 부대의 리더들은 자신의 아들이거나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사람들로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일사불란한 전투가 가능할 수 있었다. 
 
몽골군이 서쪽으로 진출하는데 있어 동서의 요충지에 있던 탕구트족이 세운 서하를 공격하였다. 서하를 정복한 후 거침없는 서쪽으로의 진격이 시작되었다. 남쪽으로는 금나라와 남송을 공격하고 서쪽으로는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몰도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터키까지를 자신의 영토로 삼았다. 
 
그가 죽은 후에도 몽골의 정복전쟁은 계속되어 유럽까지 진출하였다. 독일과 폴란드의 연합군을 격파하고 헝가리까지 정복하였다. 이때부터 서양인에게는 ‘황화(黃禍)’, 즉 동양에 대한 두려움을 주었다.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면서 황화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징기스칸과 몽골족들은 알렉산더 대왕과 나폴레옹, 그리고 히틀러가 통치했던 제국을 다 합친것보다 더 넓은 땅을 정복하여 진정한 세계제국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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