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얻은 영탁의 노래 중 ‘꼰대라떼’가 있다. 가사는 이렇다. “제발 그만그만 그만해/ 오늘도 시작되는 꼰대라떼/ 아침에 한 잔 점심에 세 잔/ 저녁엔 열 잔이나 마셨는데/ 뻔뻔하게 뻔하게 반복되는/ 하루가 지나간다/ 왕년에 내가 말하신다면/ 오늘도 시작이구나/ 니까짓 게 뭘 알아 궁금하시면/ 라떼를 한 잔 드세요/ 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 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아침부터 시작되는 꼰대라떼”

 
‘꼰대’라는 말에다 ‘라떼’를 합성한 이 ‘꼰대라떼’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꼰대의 의미가 궁금해 인터넷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이렇게 설명한다. “꼰대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다.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형된 속어이다.” 
 
꼰대가 하는 꼰대질이란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주로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낡은 사고방식이나 시대착오적 훈계를 늘어놓는 것이다. 이러한 꼰대의 꼰대질의 전형적인 표현 중 하나가 바로 “나 때는 말이야~”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나 때는 말야”로 시작하는 이 레파토리를 빗대어 커피 종류 중 하나인 ‘라떼’라는 말로 비아냥대는 것이다. ‘아재’, ‘꼰대’, ‘라떼’, ‘구태의연’, ‘시대착오’ 등 기성세대를 부정적으로 일컫는 이런 말들은 자유분방한 요즘 세대들의 불만이 담긴 언사들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젊은 사람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반말을 하는 것은 나쁘다. 그것은 인격의 문제이다. 어린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분명 있는 법이고, 소통의 방식이 달라졌을 뿐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고 함부로 생각할 일도 아니다. 과거에 굳어진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기성세대에게 필요하다. 
 
그런데 기성세대가 “나 때는 말이야”를 되뇌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기성세대가 지금보다 훨씬 낙후되고 고생스러운 시대를 보냈기 때문이리라. 예전에 비해 지금은 정말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나 70년대와 80년대를 살고 그리고 드디어 뉴밀레니엄을 지나 21세기를 살게 된 필자도 지금 20대의 사고방식이 매우 낯설다. 특히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권위주의 시대를 견뎌왔던 기성세대들의 눈에 지금의 젊은 세대는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석이 있어서일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기성세대의 ‘라떼’ 스타일의 말버릇은 새로운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과거의 향수에 젖어드는 나이든 세대들의 이면인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다. 지금 세대를 보면서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꼰대라떼’가 지금에만 있었던 것일까? 기성세대의 눈에는 항상 젊은 세대의 하는 짓이 마뜩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소크라테스-플라톤이 활동했던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당시 젊은이들을 보면서 “말세다 말세야!”를 외쳤다면 말 다했지 않은가? 나이든 사람들을 ‘꼰대라떼’로 비아냥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나이든 사람들이 하고픈 말은 이것이 아닐까? “너희들도 나이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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