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선 회장
      ▲이귀선 회장

겨울바람은 부재중이다. 지난겨울 모질게도 세차게 불던 바람은 슬슬 꼬리를 내리고 따뜻한 햇살이 봄을 알린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우리들 곁으로 다가 왔고, 향기로운 해후를 기다린다.

기부 천사의 소식은 움추리고 있던 마음을 따뜻이 데워 준다. 얼마 전 평택에서 헤어숍을 운영하는 모원장은 아프리카 선교 기금으로 상당히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한다. 헤어숍 원장은 천주교 신자이고 그동안 늘 불치병 어린이들을 위해 사랑의 기금을 모아 전달해 왔다고 한다.

어느날 성당에서 미사 중에 신부님께서 아프리카 남수단에 대해 강론을 하셨 고, 신부님 말씀에 감동을 받아 아프리카 남수단에 기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남수단하면 생각나는 분이 한분 계신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故 이태석 신부님 생전에 선교 활동모습을 담은 영화 ‘울지마 톤즈’의 배경이었던 아프리카 난민촌이다. 사제이시고 의사이신 신부님은 한센인과 아픔을 함께 하시며, 가난하고 의료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선교하시면서 환자들에게 손수 치료해주시고 황폐해진 톤즈 마을에서 사랑으로 모두가 하느님의 백성임을 강조 하시며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셨다.

故 이태석 신부님은 남수단에서 학교도 짓고 성당도 운영하며 병원이 없는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하시면서 저 멀리 아프리카 수단이라는 나라에서 사랑과 나눔의 손길을 잡고 계셨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과정도 배우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교육도 시켜주시고 총 대신 악기를 (돈보스코 밴드) 들고 수준 높은 교육을 지도 하셨다.

E형 간염에 감염되어 수 천명이 목숨을 잃고 식수, 위생 시설, 공중 보건 시설 부족으로 감염 확산을 막을 길이 힘든 난민촌, 난민촌의 소박한 희망의 손길을 신부님께서 잡고 계셨다.

오랜 내전으로 상처가 깊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에게는 진료를, 삶을 오로지 꽃처럼 피워내시던 故 이태석 신부님이 계셨던 톤즈마을 그 곳에 사랑과 나눔의 손길을 잡은 분이 또 계셨다.

헤어숍 원장님은 평택과 천안에 8개 헤어숍을 운영하시는 분 본점과 각 지점에 ‘아프리카 선교기금 함’ 을 마련하여 앞머리 자른 비용을 손님이 직접 넣도록 함으로써 손님 스스로 후원에 참여하게 하여 모아진 금액 2천만 원을 수원교구 이성효 주교님께 전달했다고 한다.

이성효 주교님 말씀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이라고 말씀하셨고, 오늘과 같은 기부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남수단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가난하고 고통과 질병에 시달리는 남수단 난민촌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나눔은 물질도 되고 자원 봉사도 된다고 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온정 속에 서로 나눈다면 아름다운 이웃이 되지 않을까?

한센인의 발에 맞추어 신발을 만들어 주시던 故 이태석 신부님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 앞머리 자른 비용을 모아 늘 기부하는 헤어숍원장님과 후원회원들, 향수보다 진한 삶의 향기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소소한 관심이 모여 크게 희망의 꽃을 피우는 이웃이 있기에 고통도 어려움도 봄바람에 향기로운 해우를 꿈꾼다. 훈훈하고 따뜻한 봄날 샤방 샤방 불어오는 봄바람은 아름 다운 영혼과 해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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