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아들이 지난 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떠나는 그에게 성경말씀으로 격려 겸 나눈 말씀은 구약 신명기 8장 2절-6절 말씀이다. 이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집트를 떠난 이스라엘 백성을 지름길을 통해 곧장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지 않고, 왜 머나먼 광야의 고단한 여행길을 통해 가나안 땅으로 가게 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말씀이다. 

 
이스라엘백성이 광야에서 40년 동안 훈련을 받았던 내용은 무엇일까? 첫째로 광야는 낮아짐을 배우는 곳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신 8:2). 인간은 광야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 
 
인간의 한계를 경험한다. 광야는 물 한 방울,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가 귀하다. 모래바람만 휭~하게 부는 황량한 사막들판이다. 낮에는 찌는 듯한 더위가 고통스럽게 하고, 밤에는 갑작스러운 추위와 들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두렵다. 대 자연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별로 없음을 절감한다. 
 
이 세상을 살면서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해결 할 수 없는 어려움을 만날 때가 있다. 광야에 내던져진 것과 같은 현실들 말이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누군가에겐 정말 견디기 힘든 광야의 시간일 것이다.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온 세계가 완전히 팬데믹 상태에 빠졌다. 강대국임을 자랑하고 최첨단과학을 자랑하는 미국조차 이 코로나 사태 앞에서는 맥을 잃고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우리 인생에는 크고 작은 시련이 온다.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는데, 끝도 없이 황량한 그리고 방향도 알 수 없는 광야 같은 길을 걸을 때가 있다. 
 
광야는 또한 인간이 진지하게 절대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신 8:3). 광야를 통해 그들이 깨닫는 것은 “인간이 먹을 것만 가지고는 못사는 구나, 절대자 없이 못사는 존재구나” 하는 것이다. 
 
광야처럼 고독함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아와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다. 고독해지지 않으면 생각도 깊어지기 힘들다. 광야는 진정한 자아를 찾고 진정한 나의 신뢰가 어디에 있는지 시험하는 계기가 된다. 사막은, 광야는 별을 가장 밝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다른 빛이 없기에 하늘의 별이 더 밝게 빛난다. 
 
사람의 마음이 가난해지면 비로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광야는 그래서 인생의 학교이다. 꽃길만 걷고 싶지만 우리는 때로 광야 길을 걸어야 한다. 광야는 우리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하지만,  반면 나의 내면을 새롭게 하고, 진정 무엇이 네게 소중한 것인지를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광야”라는 CCM 가사로 글을 맺고자 한다. “왜 나를 깊은 어둠속에 홀로 두시는 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광야 광야에 서 있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수 없는 곳 광야 광야에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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