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공무원이 서울 소재 A기업 ‘열화상 카메라’를 시에 납품 청탁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A업체는 해당 직원의 아들이 재직 중인 회사로 밝혀져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방역 대책 일환으로 본청 입구에서 이마 체온계를 이용해 방문객의 발열 여부를 측정해왔다.
 
최근에는 열화상 카메라로 대체하면서 민원인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체온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이 건물 입구에서 방문자가 들어올 때마다 체온을 측정해야하는 데다 신체 접촉을 꺼려하는 소수의 민원인과 부정확한 체온 측정 결과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9일 미국 K사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A기업의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러나 시청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가 공무원 B씨가 청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B씨는 안중출장소 직원으로, 아들이 재직 중인 회사인 A기업 카메라 설치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청 열화상 카메라 설치 전 안중출장소에도 동일한 기종은 아니지만 같은 회사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사태로 전국 열화상 카메라 관련 업체에서는 판촉에 열을 올리며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확산 증가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마스크 대란 등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시기인 반면 업체에서는 때 아닌 대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부분의 열화상 카메라 업체들은 발주를 모두 소진했으며, 장비 입고가 아직 안돼 설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안중출장소는 출장소 내 설치된 카메라가 해당 업체에서 무상으로 대여해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중출장소 관계자는 “출장소 근무하는 직원과 A사에 다니는 그의 아들이 찾아와 열화상 카메라를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겠다”며 “그쪽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로 품귀 현상을 보이는 고가의 장비를 해당 업체에서 선의로 안중출장소에 무상 대여해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업체는 안중출장소 주장과 달리 무상 대여는 없다는 입장이다.
 
A업체 관계자는 “열화상 카메라를 무료로 빌려주는 경우는 없다”고 일축했다.
 
안중출장소뿐만 아니라 시청 관계자는 “시청 직원들이 부서마다 돌아가며 민원인들의 체온을 일일이 체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아는 업체에서 무료로 대여해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시청에 사용 중인 장비는 1개월 무료 사용 후 매달 1천만 원의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에서 출장소 직원의 아들이 다니는 A회사에 열화상 카메라 납품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평택시는 해당 업체에 특혜를 준 것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시범 사용기간이며, 해당 업체 장비를 계속 사용할 지 결정된 게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매월 1천만 원의 사용료가 비싼 건 사실”이라며 “한달 후에도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계속 사용할 지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일 다른 업체 제품과 대여료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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