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별의 별 처방전을 다 받아 본다.

 
봄꽃이 한창 꿈틀 거리는 시절이건만 이를 어쩌란 말인지 참으로 난해하다.
 
인정은 온화한데 세월의 텃세를 받는 듯 울렁거리며 상기되는 이 시국을 어쩌란 말인지 답답하기마저 하다.
 
긴 겨울이 끝나고 나면 늘 상 상춘곡을 흥얼거렸다. 콧노래도 좋고 휘파람도 좋다. 그냥 나오는 대로 흥얼거리다 보면 어느새 봄의 틈 안에 서있게 되기 마련이다.
 
주변이 온통 꽃밭으로 변해있기 마련이다. 얼마나 기다려 맞이한 이봄을 두문불출 하라니 세월도 너무 하시지 차라리 꽃들에게 이 처방을 내려 이 어려운 세태가 지나거든 봇물처럼 피우라고 말하고 싶은 시절이다.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할 것 없이 휴원, 휴교를 하고 집에서 엄마 품에 매달려 지루한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하고, 엄마 아빠는 직장과 아이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시골 할머니 집으로 피난을 보낸 손자 손녀들 뒷바라지에 뒤늦은 시집살이로 몸살을 알고 있는 상황을 보았다.
 
덩달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두문불출 처방전을 안겨 준 아들 며느리는 송구함으로 점철된 출근을 하고 있다.
 
여름방학이 줄어들까 지금부터 걱정이 태산 같은 초등학교 3학년 손자아이의 시름이 표정에서 묻어난다.
마스크로 봉해버린 입과 코에선 호흡들이 두문불출 중이다. 숨이야 살금살금 부피를 줄여 본다지만 조급하고 지쳐가는 마음의 부피는 줄여 볼 수가 없다.
 
출근한 아들은 외근직이어서 출장이 잦은데 마스크 하나에 모든 것을 맞기고 근무 중이다. 원하지도 초대하지도 않았건만 제 맘대로 급습한 미물을 어쩌지 못하고 허둥대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없이 작아지는 시절이다. 그럴수록 우리에겐 지혜와 인내라는 무기가 있지 않은가.
 
싸스, 메르스 등 지나간 암울했던 그림자들도 이겨낸 우리다. 세월과 바람과 하늘이 내린 두문불출 처방으로 이 또한 극복하기를 애타게 빌어본다. 모든 어려움은 해결의 키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사태와 현상은 멈추게 되어 있다.
 
나는 세월의 처방을 신봉 하련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생각난다. 그가 친한 친구와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친구가 그에게 물었다.
 
“이 비가 그칠까?”  그러자 마크 트웨인이 서슴없이 이렇게 답하였다. “그럼! 당연히 그치지!”  그러자 친구가 재차 다그쳐 되물었다. “그걸 자네가 어떻게 장담하나?”  껄껄 웃던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까지 내린 비중에서 그치지 않은 비는 없었거든..” “그러니 반드시 그칠 걸세, 조금만 기다려 보세!”  
 
두문불출 처방전을 거머쥐고 조금만 기다리면 이 코로나 비는 그치리라 나도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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