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선지자 가운데 엘리사가 있다. 그와 관련된 일화 중 수넴마을에 사는 한 귀부인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그 귀부인은 평소에 엘리사 선지자 일행을 돕고 극진히 대접했다. 

 
오랫동안 불임으로 고통당하던 이 가정에 아이가 태어난다.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우던 사랑하는 아들이 그런데 손써볼 틈도 없이 갑자기 숨을 거두고 만다. 
 
기적으로 얻은 아들은 선지자의 축복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을 믿고 있었던 여인은 점점 식어가는 아이의 시신을 나귀에 태우고 급히 선지자를 찾아간다. 이 모든 사정을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선지자에게 하소연하기 위해서였다.
 
멀리서 급하게 나귀를 몰며 달려오는 일행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선지자는 자신의 사환에게 맞으러 나가 안부를 물으라고 한다. 그 사환에게 안부를 물으라고 하면서 전한 내용은 이것이다. “너는 달려가서 그를 맞아 이르기를 너는 평안하냐 네 남편이 평안하냐 아이가 평안하냐 하라 하였더니 여인이 대답하되 평안하다 하고”(열왕기하 4:26). 저렇게 예고도 없이 급히 달려오는 것을 보니 가정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여인은 오직 엘리사선지자를 직접 만나 간청할 생각으로 자세한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다. 필자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선지자가 묻는다. 그대는 평안한가? 그대의 배우자는 평안한가? 그대의 자식은 평안한가? 그렇다 가족 중 어느 하나라도 평안치 않다면 가족 모두는 평안치 못한 것이다. 가족 중 누구 하나만 아파도 가정은 평안치 못하다. 내가 평안해야 하고, 배우자가 평안해야 하고 자녀들이 평안해야 가정이 평안한 것이다.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하루가 다르게 인터넷과 방송을 도배하고 있다. 진정되리라는 기대를 한순간에 무너지고 이번보다 더 무서운 기세로 전국을 강타하는 현실이다. 전염병 위기경보는 최고 수위인 심각단계가 되었고, 확진자 수는 글을 쓰는 지금 800여명을 훌쩍 넘어섰고, 곧 천여 명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다. 
 
모임이 있어서 외부에 있는데 큰 아들이 전화를 했다. 회사에서 휴가까지 내고 좀 쉬려고 집에 왔는데 둘째 아이에게 기침과 미열이 있다고 엄마가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다. 전화를 받는 순간 필자도 이것 혹시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돌아와서 아이 상태를 보니 열도 심하지 않고 기침도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안심하기엔 이르다. 좀 더 예후를 관찰해 보기로 했다. 
 
요즘은 주변 사람이 기침만 해도 아주 민감한 상황이다. 필자도 작은 사래가 들려 자꾸 기침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주변 사람의 괜한 오해를 받을까 싶어서다. 
 
가족 중 누구 하나만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접촉자이든지 확진자이든지 간에 그것은 온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당신은 오늘도 안녕하신가? 당신의 배우자는 안녕하신가? 당신의 자녀들도 안녕하신가? 새삼 ‘오늘도 안녕’ ‘밤새 안녕’이라는 인사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오늘도 정말 ‘평안’(平安)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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