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出世)의 증표가 금의환향(錦衣還鄕) 이었다면 오늘날의 환향은 어느 것이 그 상징적 대상이 될까 다시 생각 해 본다.

 
우린 지금 서울과 지방이 일일 생활권이 된 것 조차 아득히 잊고 살고 있다. 지방자치가 정착 되면서 이후 탄생한 우리 손자 세대는 너무나 생소한 단어가 아닐까 생각 한다. 
 
70년대만 해도 지방과 서울의 격차는 극심했다. 그것은 바로 의식과 문화의 격차와도 같은 현상 이었다. 고등학교 정도를 졸업하고 수도권의 유수 기업에 입사만 해도 출세라 했던 시절이 그리 멀지 않다.
 
서울의 대학에 입학만 해도 고향에선 경사중의 경사로 현수막까지 내 걸기도 했다. 지금 서울의 의미는 다소 밋밋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뼛속에 자리 잡은 금의환향의 의미는 참으로 깊다. 한양으로 과거보러 갔던 낭군의 소식을 기다린 지 얼마 였던가!
 
졸업 후 취직이 안 돼 기다린 젊은 커플의 현실과 너무나도 흡사하고,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노심초사하는 현대인들과 무엇이 다를 까 생각해 본다.
 
이제 그 금의환향의 의미가 과연 존재해야 맞는지 조차 의구심이 가는 현실에 걸맞지 않는 단어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떻게 금의환향 할 것 인가를 고민하던 역사는 나만의 것이 아닐 것 이다. 그런데 불연 듯 금의환향이 하고 싶어진다.
 
어디든지 갈 곳이 그곳 이었는데 나의 유년 고향은 아득한 시골이다. 지금은 누구나의 동경의 대상이 된, 지금의 고향은 도심이다.  과연 내가 출세하여 돌아온 들 그 누가 알기나 할지 의구심만 있는 곳 이다.  과연 출세란 어디를 말함인가?
 
이미 세상에 태어남이 출세 가 아닌가 생각 하다가 새로운 정의를 내려 보려 한다. 이제 더 이상 출세란 없다.
 
지금 내가 처한 곳이 곳 그 출세의 현장이요, 지금 내가 위치한 그곳이 곳 출세의 시험장인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의 출세는 어디를 의미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것 이다.  그러나 답이 필요치 않다.  더 이상의 출세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
 
다만 설 수 있는 세상속의 공간이 좁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지금 서 있는 그곳이 출세의 현장인 것을 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참으로 지극 한 것은 왜 인지 모르겠다.
 
현실의 전장에서 하나 둘씩 이탈해 나갔던 어금니처럼 가깝지만 멀게만 느꼈던 버거웠던 삶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시기도 모른 채 행방불명 됐던 어금니를 임플란트 시술로 되찾으며 잊어버렸던 시간과 공간들을 되찾으면서 새삼 귀향을 생각 해 본다. 
 
이제야 비로소 금의환향 했다고~ 금의 탈을 쓴 소속을 이탈했던 이빨 한 개가 제자리로 돌아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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