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흥 논설위원
      ▲문석흥 논설위원

우리의 다중문화가 한류의 바람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거기다 이젠 우리의 음식까지도 세계인의 각광을 받고 있다.

어느 나라고 고유의 음식이 있다. 그러기에 다른 나라 여행을 하다 보면 음식이 맞지 않아 불편을 겪는 때도 있다. 특히 김치는 어느 식탁에서도 빠져서는 안되는 음식이다.외국 여행 중에서도 김치가 없으면 아무리 맛 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도 입안이 개운치가 않다. 그 김치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외국 음식 전문가나 주부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김치 담그기 체험을 하는 것도 쉽게 본다.

그런데 우리 음식은 가지수가 많은 데다 가정에서고 식당에서고 식사 때면 준비한 음식들을 식탁에 다 올려놓고 먹는 게 또한 특징이다.
적게는 3첩 반상, 많게는 7첩 반상 그 이상 도 있다. 이렇게 차려 놓고 먹다 보니 자연 남는 음식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전라도 지방에 가면 20~30여 가지의 많은 반 찬들이 넓은 상을 꽉 채워 식사가 끝날 때까지 젓가락 한번 못 대 보는 게 많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멀쩡한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다.

요즘에 와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새로운 문제꺼리로 등장 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수거 업체에서 수거 해다가 음식 물쓰레기 처리장에 가서 하치하면 그곳에서 분쇄하여 건조시켜 사료나 거름 제조하는데 재활용 하고 그 폐수는 그 동안 바다에 버렸다 한다.

그러나 금년부터 는 바다에 폐기하는 것이 금지 되었기 때문에 생활 폐수에 섞어 내보낼 수밖에 없다 한다. 문제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음식쓰레기 처리장이 부족하여 신설해야 하는데 시설예정지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래저래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 쓰레기처리 비용이 8천억 원이 든다고 한다. 이에 따라 낭비되는 식량자원도 무려 20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음식쓰레기를 20%만 줄여도 연간 1600억원 의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날 가난했던 시절에는 음식물이 쓰레기로 남을 것이 없었다. 밥을 먹고 나서도 밥그릇 에 밥풀 하나 남지 않게 물을 부어 깨끗이 다 먹었다. 혹시 남는 음식쓰레기가 있다 해도 집에서 키우는 짐승에게 먹였고 그래도 남으면 두엄과 함께 썩혀 거름으로 썼다.

지난 새마을운동 시절, 식량증산과 소비절약의 일환으로 음식점 마다 ‘표준식단’제를 실행토록 하였던 때가 있었다. 밥그릇도 작아 졌고 반찬의 가지 수와 량을 규격화 한 식단을 차려 손님에게 제공하였고 부족해서 더 추가 주문하면 그에 대한 추가 대금을 지불하게 했었다. 그러나 그 제도는 얼 마인 가서 자연 소멸되고 말았다. 그 이유로는 음식에 대해 너무 야박하다고 여겨 손님이 줄어 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록 못살았어도 먹는 인심은 후해서 음식이 우선 양적으로 푸짐해야 했다. 지금도 음식점에 가서 식사 하다 보면 아직 좀 남았는데도 더 요구하면 선 뜻 가져다주고 추가 요금은 안 받는다. 그래서 더 가져오다 보면 결국은 남기고 일어난다.

이웃 일본에 가보면 정말 우 리의 밥상에 비하면 양적으로나 수적으로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추가 주문하면 우리 처럼 무상으로 주지 않고 반듯이 추가분이 계산된다. 그래서인가 먹다보면 그릇마다 남는 음식없이 깨끗이 다 먹게 된다. 우리도 이젠 먹는데 과욕을 버리고 식탁문화를 간소하게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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