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신문
오피니언평안데스크
“때론 무심하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김학인 세움교회 담임목사  |  panew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03  11:26:2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늘 반복된 생활이 지칠 때가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돈다는 말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매주 반복하지만 큰 변화는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다.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로 고민하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선택보다 이미 선택한 것들에 매여 산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스라한 기억 속에, 뭐 그렇게 특별히 잊지 않기를 채근할만한 무언가도 별로 없다. 
 
비슷한 일상의 반복을 성경은 ‘피곤함’이라고 요약했다(전도서 1장). 어제와 오늘이 그리 다르지 않고, 내일도 크게 다를 것이란 기대감 없는 생활들, 그러다 문득 내가 관성에 따라 그냥 길들여져 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삶에 길들여진다는 것...
 
삶의 감격과 희열, 매일을 다르게 만들고 유일하게 만드는 힘들은 어디로 간 걸까? 너무 쉽게 시간에 무뎌지고 시류를 좇아 타성에 젖어버린 것 같은 자신을 발견한다. 내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끌려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 끝에 때론 무력감과 초라함을 경험한다.
 
반복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 좀 나아질까? 때때로 삶의 방향전환도 필요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별로 달라져 있지 않은 현실과 다시 마주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밀려오는 수많은 요구와 질문과 선택 속에서 살아간다. 그럼 어떻게 하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 속에 들어가 수도사처럼 살 수도 없고.
 
그런데 크게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들이 모여 오늘의 내가 있음도 잊지 말 일이다. 십 년 전 오늘 내가 무엇을 했고,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기억도 잘 못한다. 하지만 그때 먹은 밥 힘으로 살아왔고, 지루한 것 같은 일상을 버티면서 오늘까지 이르렀다. 
 
우리가 살아온 날들은 특별하기보다 대부분 평범했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런 날들이었다. 그런 소소한 하루가 모여 오늘 나의 인생이 되었다. 소소한 일상이라고 시시한 것만은 아니다.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도 나온다. 언젠가 그 지루한 일상을 묵묵히 지켜낸 보상을 받을 때가 있다.
 
어찌 살다보니 벌써 7월을 맞이했다. 2019년의 반을 보내고 이제 반환점을 돈 셈이다. 마치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을 대비하는 하프 타임같은 시점이다. ‘벌써’ 6개월이 훌쩍 지나가버렸지만, ‘아직’ 우리에게 6개월이나 남아 있다. 상반기의 생활을 잘 정리해보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해 보면 좋겠다. “한 해의 반을 살아오느라 참 수고 많았어!”라고.
 
별 일 없을 것 같은 그런 하루를 묵묵히 살아온 성실함과 끈기는 진정 위대한 것이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늘 짜릿하고 모험이 가득한 놀이동산 같지 않다. 그저 밋밋하고 평범한 일상의 나날들이다. 
 
훗날 아쉬움으로 기억될 2019년 하반기가 아니라, 그래도 보람 있었던 추억으로 남기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아직 우리에게는 열심히 살아갈 6개월이 남아있다.
 
상반기의 삶이 그러했듯이 하반기 삶도 그리 특별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하더라도 우리는 또 하루를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늘 반복되는 복잡한 일상 속에서 때론 무심하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때론 무심한 듯이, 때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우리에게 우리의 날을 세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해주십시오”(시편 90:12).
<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김학인 세움교회 담임목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평택지방해양수산청, 평택·당진항의 주요지점 불빛 개선
2
캠핑 여행
3
평택항만공사, 평택·당진항 항만배후단지 입주기업 간담회 개최
4
“낙심과 탄식을 넘어서서”
5
안중읍 금곡4리 이장, 주민 동의 없이 건설 관계자와 합의서 체결 드러나... 주민들 집단반발
6
평택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
7
경기평택항만, 연운항과 화물여객 유치 공동 협력 간담회
8
“기도의 정석(定石)”
9
농민수당 법제화 안성추진위원회, 명동사거리서 기자회견가져... 법제화 예산도입 필요성 강조
10
평택시청소년오케스트라 단체공모에 현일꿈끼락청소년오케스트라 선정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평택시 비전5로 35, 501호(비전동) (주)평안신문  |  대표전화 : 031-692-5577  |  팩스 : 031-692-5579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경기 다 00922  |  발행인 : 한규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 한규찬
Copyright © 2011 평안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p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