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명이 멀지 않아 100세가 되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노인 수가 2천3백여 명이 된다고 하는데 이 추세로 나가면 2030년에는 1만 명, 2040년에는 2만 명, 2060년에는 8만 명이 될 것이라 한다. 그렇다고 당장 100세 시대가 온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로 진입된 것은 사실이다. 만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라 하고,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되면 초 고령 사회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인구가 542만5천명으로 아직은 고령화 사회 단계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이 되면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이 되면 초 고령 사회가 된다고 하니 그 때쯤 되면 100세 노인도 흔히 길에서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현재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2010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80.세(여 82.세, 남78세)로서 OECD국가 중에서도 중간 쯤 된다고 한다. 해방당시 평균수명은 44세에 불과 했던 것이 거의 배수에 가깝도록 연장된 것은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한 의료 혜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기다가 앞으로 의료복지 혜택이 더 확대 되면 100세까지의 기대 수명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않다가 죽는다)를 외치고 있는가 보다. 인간이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고래로부터 있어왔던 것,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 3천 갑자 동방삭이야기, 3년 고개 이야기 같은 설화 등에서도 잘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노력으로 100세까지의 수명 연장의 성공은 시켰다하더라도 과연 행복까지지 따라줄 것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현재 한국의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 인구는 72.8%이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1.1%, 15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16.1%인데, 2050년에는 생산가능 인구가 52.7%로 줄어들고 고령인구는 37.4%, 유소년인구는 9.9%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갈수록 수명 연장으로 고령 사회가 됨에 따라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따라서 출산율이 떨어져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게 문제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 연령대 별 분포로 보아 생산 가능인구인 15~64세의 층 어른 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며 먹여 살리는 셈이다. 그런데 앞으로 2050년이 되면 저 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생산 인구도 줄어 어른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노인들도 은퇴 후에 남은 절반의 삶을 부양만 받아가며 살기가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고령화와 저 출산 문제로 생산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은 정부가 세워서 추진해 나가야할 과제이겠지만, 젊은 세대들도 앞으로 노후를 위한 스스로의 대책을 미리부터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도 한집에서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며 함께 사는 경우가 점점 줄어가는 추세다. 이번 대선이 끝난 후 인터넷에는 젊은이들이 노인들은 복지혜택을 누릴 권리가 없다며 노인층에 대한 복지 혜택을 폐지하라, 고령연금을 없애라,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를 없애라, 경로석을 없애라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갈수록 노인 빈곤과 질병, 고독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데 싫건 좋건 노인, 아니 그들의 부모를 부양해야 할 젊은 세대들이 노인들에 대한 감정이 이토록 부정적이라면, 노인들의 앞날은 불 보듯 번한 것 아니겠는가. 수명이 연장되어 100세 시대가 온다고 9988234를 외치며 좋아할 것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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