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문인협회
평택시 문인협회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일이다.

  노동요는 힘들고 지친 노동의 과정을 기능과 효율성에서 좀 더 나은 효과를 가져 오기 위해 공동체나 개인이 불러 전해오던 민중의 사기를 돋우는 구전 노래라 하겠다.

  낡은 집도 잠에 취해 나를 깨우지 않는 시간 계단에 불이 켜진다.

  소리 없는 나직한 이 발걸음은 칠십 지난 언니가 김밥가게 출근하는 모습인데 계단 불빛이 주인을 위한 따스한 배려이다.

  발걸음이 통복천 다리 신호대기에서 멈춘다.

  한 번도 알람 소리에 주춤거리거나 늦잠으로 김밥주문 예약 시간을 어겨본 적 없는 위대한 내 언니다.

  새벽비가 오거나 함박눈이 오거나 말거나 그녀 사전에 날씨는 적수가 되지 않는다.

  노동요 기원을 찾아보니 선사시대부터 사냥이 잘 되길 염원하는 제사형식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들이었다고 한다.

  가끔 민요를 듣다보면 베틀가, 길쌈노래, 모내기, 밭갈이, 타작노래, 뱃노래, 풀무질 노래, 해녀의 노래 등 농업, 어업, 수산업, 수공업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종류 노동의 노래가 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란 라디오 프로가 생각난다.

  지금은 쉽게 듣지 못하는 옛어른들의 고단한 노동을 구성지며 잔잔하게 엮어가는 소리 찾기 순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어떤 노동이 없이는 대가도 없다.

  나 자신도 날마다 노동의 시간안에 있다가 퇴근을 하고 돌아와서 파김치처럼 늘어지기도 한다.
솔직히 얼마나 재미없는 하루를 살다 집으로 들어오는가.

  사람을 대하며 받는 피곤함과 일처리에 대한 실수나 버거움 그것만이 있다고 느낀다면 불행한 일이다.

  주문받은 일을 마무리하면 재료 준비를 비롯해 이일저일 손과 일에 찰떡궁합이 된 언니의 표정을 보게 되면 찡그리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은 없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언제나 하회탈처럼 덩실덩실 웃고 있는 얼굴이 신기해 물었다.

  ‘이 나이에 내가 어디에서 이런 돈을 벌 수 있니, 받아 주는데도 없고, 내 손으로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고 사는 게 너무 좋아’ 당당한 언니의 덧니 웃음이 나를 이끄는 경전 같다.

  불행도 환상, 행복도 환상이라고 한다.

  두 가지가 주는 에너지를 주무르는 대장장이처럼, 알랭의 행복론을 터득한 언니의 노동요는 마음과 표정에 스미어 어떤 바람에도 달아나지 않는 곡을 작곡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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