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받쳐서 무엇하나 속상한 일도 하도 많으니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만세만세 만만세라 우리나라 만만세라 태평성대 좋을시고 아니놀고 어이하리

후렴-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 평택지부13회, 신푸리예술단16회 정기공연 ‘숯고개 아리랑’을 다녀왔다.

  어울림 한마당 선유가를 시작으로 전통무용 한량무, 제주의 소리 너영나영 오돌또기 이야옹타령, 다함께  차차-차차 놀랑, 장고 매고동류 설장구, 꿈나무 소리꾼의 소리와 가요, 옛소리 우리소리, 우리가락 좋을시고, 아리랑으로 마무리한 흥겹고 신명나는 소리의 한마당 아름다운 가락 우리민요의 풍성한 축제의 장이었다.

  ‘얼씨구나’ 선창을 하면 ‘좋다’고 응답을 하는 관객의 매너와 꿈나무 소리꾼 어린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국악의 향기가 홍매화처럼 피어나는 황홀한 시간이었다.

  우리의 것이 명맥을 이어가는 힘은 그것을 지키고 보존하려 애쓰는 뼈를 깎는 숨은 조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 평택지부 허성자 지부장과 신푸리예술단 정민선 단장을 주축으로 숯고개 아리랑 내면에 흐르는 깊은 서정은 계속 될 것이다. 경기민요를 듣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저절로 민요를 흥얼거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음빛깔이 맑고 투명하고, 서정적이며 부드러우면서 경쾌하고 유창한 창법이 경기민요의 특징이라고 한다. 사철가, 청춘가, 창부타령, 도라지타령, 노랫가락, 늴리리야, 한강수타령, 이별가, 방아타령, 흥타령, 풍년가, 군밤타령 헤아릴 수 없는 종류의 경기민요 서정 넘치는 가락에 신명이 가득하다.

  어느새 타령의 멋을 아는 나이로 익었다. 남도잡가인 판소리 ‘적벽가’중에서 새를 주제로 한 소리대목새타령을 들으며, 꽃지 해변 해송을 따라 걷던 둘레길 숲에서 파랑새를 보며 이산으로 가면 쑥국, 쑥국을 불러댔다.

  타령을 타고 들어가면 흥글소리가 들린다. 시집간 옛 여성들의 신세 한탄이 스민 노래라 하는 흥그래 타령은 애잔한 서정을 품은 고요한 달항아리 같아라.

  유난히 달빛이 밝은 밤하늘 서늘하면서도 그립게 울고 싶은 달빛은, 바라보는 순간 누구나 취하게 한다.
  
  일찍이 이 소리를 오랜 시간 모르고 외면했는지, 짜증과 속상함 성화만 가득한데 놀아보자는 여유란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는지 그런 우리들 삶의 질곡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태평가라는 제목을 달았기에 굳이 해석을 달았다. 근심걱정이 없는, 개인은 물론 나라와 세상이 평안한 상태를 태평이라고 한다.

  어좌의 배경 뒤 달과 해 그리고 다섯 산봉우리 ‘일월오봉도’ 그림의 뜻은 태평성대가 흐름을 따라 흘러가길 기원하는 바람이다.

  개인도 민심도 세상사도 구름처럼 달빛처럼 부드럽고 경쾌하며 깊고 가볍게 아니 ~덩기덩 덩덩 덩덩 덩덩덩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그런 인간의 내면 어지러운 심사, 혼자만의 이면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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