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막론하고 자라나는 청소년 중·고생들에게는 어른들로부터,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특히 외모나 행동거지에 대해서 가르침이나 간섭통제를 받아 왔다.

  그것은 이들이 아직 성장기에 있기에 이성이나 지성의 발달이 미숙해서 어른들의 관심 밖에 방치하면 마구 자란 잡초처럼 쓸모없는 잘못된 사람으로 성장할까봐서 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성장기에 있는 초·중·고생들에게 이성과 지성의 올바른 발달을 위해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여려 가지로 교육활동을 전개 한다. 여기에는 교과목을 통한 지식의 교육과 도덕성을 갖춘 인성의 교육 즉 생활지도 교육이 있다.

  지식은 머릿속에 잘 기억하면 되지만, 생활 교육은 몸에 올바른 행동과 습관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인 제제나 통제가 따르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교칙을 정하여 학생들의 행동과 습관을 정해진 규정에 따르게 하고 이에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응분의 벌을 받게 되어 있다.

  아마도 현재 시니어 세대들은 지난 학생 시절을 떠올릴 것이다. 그 당시에는 남학생들은 검정 모직으로 된 두툼한 교모와 아래 위 검정 면직의 일제식 교복을 착용 했다.

  거기다 머리는 완전히 삭발을 해야 했다. 여학생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감색 스커트에 상의는 역시 감색 블라우스에 흰색의 비교적 넓은 칼라를 한 교복에 머리는 귀밑을 살짝 내려오는 단발머리를 했다.

  그리고 얼굴에는 크림 정도 외에는 아무런 화장도 못하게 했다. 이런 교칙에 정한 엄격한 규정에도 더러는 규정을 어기고 교복을 약간 개조하거나 머리모양을 바꾸는 학생이 있어서 아침에 등교 할적에는 어김없이 학생주임 선생님과 규율부 학생들이 나와 서서 일일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복장, 두발검사를 해서 위반한 학생들은 따로 세워 놓고 여러 형태로 벌을 주곤 했다.

  이런 시절에 이어 학생들의 획일화된 교복과 두발의 규정을 완화하여 두발과 교복의 자율화 시대가 열려 지금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 외모에서 보면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여학생들의 화장한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여자초등학생 10명 중 4명, 여자 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이 색조화장을 해봤다고 답했다 한다.

  이처럼 여학생들의 화장이 심해졌기에 요즘은 학교에 따라서는 ‘화장 단속 전담 교사’를 임명하여 등교 시간에 교문 지도를 통하여 단속을 한다고 한다.

  이것도 처음에는 남교사가 했었는데 남교사는 화장품에 익숙지 못하여 여학생들이 화장품에 대한 변명을 하는 바람에 단속이 어려워 화장품에 대하여 잘 아는 여교사에게 교문지도를 맡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교문단속 정도로 시정되기에는 이미 때가 지난 것 같다. 거리에 나가 보면 길게 늘인 머리에 짙은 색조화장을 한 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의 활보하는 모습이 예사롭게 보여 질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빠른 시대의 변화 앞에는 공자님도, 어른들도, 호랑이 같은 학교 학생주임 선생님도 다 속수무책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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