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멈춘 상태는 아니지만, 한동안 아파트가 많이 생기더니 근래에 와서는 원룸, 오피스텔, 주상복합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최근에 건조되는 것일수록 층고가 높아져서 보통 20층 30층, 대도시에 갈수록 더 높아짐을 볼 수 있다. 지상으로 뿐만 아니라 지하로도 여러 층 내려가는데 지하층은 주로 주차장이다.

아파트는 대개 수 십동이 모여서 단지를 이루고 있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골목길을 끼고 있으며 주상 복합은 대로변에 주로 있다.

지금은 도시고 지방이고 어디를 가나 이런 주거용 고층건물들이 많다 보니 지난날의 우리의 재래 가옥인 단층의 기와집, 양철집, 초가집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다 사라져 버렸다. 그동안 산업화 되는 과정에서 경제 성장과 함께 낙후된 우리의 생활환경도 현대화 물결 속에 개발의 붐을 타고 크거나 작거나 나름대로 전 국토가 거의 도시화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전기, 가스, 상하수도 등이 갖추어진 주거환경과 학교, 병원, 행정관서, 마트, 교통, 문화, 복지, 체육시설, 공원 등이 갖춰진 살기 좋은 생활환경 속에서 편리한 삶을 살고 있다.

이처럼 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인구의 도시집중화 현상과 도시 건설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신도시가 생겨나고 한 편 기존의 낙후된 중소 도시들도 재개발을 통해 오래된 가옥이나 건물들을 철거하고 도로를 확장하고 현대식 건축물들을 지음으로 도시의 면모가 바뀌며 발전해 가는 모습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여러 가지 후유증도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가옥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대형 오피스텔이나 원룸,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면서 본래 있던 주택들을 철거하고 땅파기 기초공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수 십층 건물이 완공되기까지 인접한 주택 주민들이 입는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피해로 고통을 당하고 있음이다.

건축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동과 분진, 소음은 신경을 예민하게 하여 잠을 못 이루며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게다가 진동으로 인한 벽면에 금이 가거나 틈이 생기고 심한 경우는 지반 침하로 집 전체가 기우는 경우도 있다. 이쯤 되면 주민들은 건축 시공사에게 항의를 하게 되고 만족할 만큼의 보수나 보상조치가 안 될 적에는 허가 관청인 시청에 민원을 제기하며 울분을 터트린다. 시청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답사를 해 봐야 쉽게 잘 해결도 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항의 과정에서 시공사가 가옥의 파손이나 균열 부분을 보수를 약속하고 가능 한 것은 바로 보수가 이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시간만 끌며 소송으로 가기도 한다.

시공사나 건설사들은 건축 부지 내의 주택들을 매수하고 건축물을 완공하여 분양을 완료하고 그에 따른 이득을 보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이로 인한 주변의 주택 소유주들이 입은 건물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나 건축과정에서 입은 물리적 정신적 피해는 고스란히 떠 앉게 되는 것이다.

허가 관서에서는 건축허가에 앞서 사전 철저한 지반 조사와 환경 평가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건축과정에서도 인접한 주택이나 건물에 안전성이나 주민들이 입는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극소화하고 만약의 경우 나타난 피해에 대하여는 지체없이 보수와 보상을 해야 하는 확고한 조건하에 허가가 되었으리니 믿는다. 그래도 막상 건축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거나 불실 공사로 인한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주민의 편에 서서 끝까지 책임져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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