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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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다발은 사과상자 안에 숨겨져 있거나, 007가방 안에 담겨져서 암행으로 거래되거나, 차떼기로 모정의 야릇한 관계로만 오고 가는 줄로 잘못 알았던 사실을 새삼 고백하면서... 아름다운 돈 다발은 꽃이 활짝 핀 꽃 상자 안에 담긴 채 밝은 조명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화사하고 명랑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전달될 때 그 진가가 배가 된다는 것을 이번 회갑잔치를 통해서 새삼 알게 되었다.

  어릴 적 나의 돈에 대한 로망은 내 손으로 직접 한 장 한 장 번 돈을 모으고 쌓아서 백만 원 뭉치를 손에 쥐어보는 것 이었다. 당시의 백만 원의 값어치야 지금에 비유할 수 없겠지만 내게 그 백만 원의 가치는 상징적인 금액 이었다. 말하자면 내가 가지고 싶은 만큼의 최고 액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놈의 욕심이 죄인지 세상이 죄인지 알 수는 없지만 가져도 가져도 모자란 듯 한 것이 돈이 아닌 가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회갑잔치에 아들 딸 들이 건네준 돈 다발이 그 갈증을 씻은 듯이 날려 주었다.

  어쩌면 나의 유년을 들여다본 듯 정갈하게 묶인 신권 한 다발을 꽃상자 속에 담아 정겨운 편지와 함께 선물로 건네주었다. 꽃으로 위장된 상자여서 정겨운 선물 이겠거니 하였으나 이내 나의 정곡을 찌르는 돈 다발 인 것을 알고는 세상의 그 어느 값진 선물보다, 뉴스 속에서나 등장하는 계산할 수 없을 만큼 큰 거액의 뇌물보다 백배 천 배 더 값진 선물이란 것을 감복하며 받았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생기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졸업을 하고 세상에 나가 성인이 되고 혼인을 하여 새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면서 손자 손녀가 태어나 자라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가족애를 통하여 참으로 값진 것들을 얻어왔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내 아이가 가족의 화목 속에 성장하면서 가족애를 터득했고 부모공양의 참 의미를 헤아릴 줄 알아가고 혼인하여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도 가족의 참 울타리를 가르치는 아비 어미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값진 재산인 것을 안다.
 
  아들의 뜻을 받들어 우리집안의 며느리로서 화목을 이어주는 준영이 에미 세화와, 딸의 앞날에 기둥처럼 든든한 사위인 승훈이 다희 애비염서방, 그리고 우리 사남매와 조카들, 손자 손녀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인생의 한 주기 회갑이 주는 참 의미는 소중하고 값진 성찰과 전환의 계기 란 것을 일깨워 주고 싶어서 은근히 회갑잔치를 종요했던 나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이미 알아차리고 식사에 선물까지 준비하여 가족들에게 성대히 대접하는 아들 딸의 근엄하고 든든한 모습을 보고 매우 감복 한다.

  더위가 지나가고 청량한 가을이 오면 우리 가족의 행복과 화목을 빌면서 짧은 여행을 다녀 올 것이다.  돈다발을 품에 안고 한 장씩 꺼내 쓸 때마다 가족의 향기를 맡으며 가장 값지고 의미 있는 여행을 할 것이다.  참 아름다운 돈다발의 의미를 가을처럼 만끽하고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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