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신문
오피니언평안오피니언
평안광장전철 안의 노약자석
문석흥 논설위원  |  msh5@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8.23  13:33:4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우리나라 전철에는 노약자석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약자석으로 표시는 되어 있으나 주로 노인들이 앉는다. 그래서인지 아기를 안은 엄마나 임산부들이 힘들게 서 있으면서도 노인이 앉아 있으면 어려워하는 마음에서 잘 앉으려 하지 않는다.

  앉으라고 권유를 하면 마지못해 앉기도 한다.
  어찌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노인을 어려워하며 노인 앞에서 겸양의 도를 보이는 젊은이들이 있음에 대견스러운 마음이다. 그러나 지금은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또 나이에 비해 아직은 건강해서 노인들의 전철 이용도도 점점 많아져서 그나마 경로석이 만석일 경우가 많다.

  가끔 전철 안에서는 경로석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외모로 보아 경로석에 앉을 나이가 아닌 사람이 버젓이 앉아서 노인이 탔는데도 모른 척 하고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사람때문이다. 웬만하면 다툼 없이 노인이 그냥 서서 가는 데 간혹 노인 중에도 성격이 예민한 분은 이런 염치없는 사람을 향해 대놓고 일어나라고 호통을 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젊은이가 아무 대꾸 없이 일어나 주면 되는데, “나도 65세가 된 사람이요!”라고 맞서며 볼썽사나운 나이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는 젊은 사람이 아픈척하고 눈 꾹 감고 잠에 취한 듯, 약에 취한 듯, 뻔한 위장술을 쓰는 사람도 있다.

  한 번은 필자가 앉아 있는 맞은 편 경로석에 사복 차림의 미군으로 보이는 백인, 흑인, 남·여가 섞인 7~8명이 셋은 경로석에 앉고 나머지는 주변에 손잡이를 잡고 서거나 근처 일반인석에 앉아 가면서 주변의 승객들에 대한 아무런 의식없이 자기들 끼리 요란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전철이 다음 역에 도착할때마다 승객들이 오르면서 노인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노인들에게 자리 양보도 없이 여전히 떠들고 있었다. 경로석 창문 위에는 노약자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시한 표지판이 있어서 누구나 보면 알게 되었는데도 아랑 곳 없이 이들은 자기들 지정석인양 너무도 태연했다.

  이 광경을 보고 가야하는 필자 자신도 이들의 행태에 대해 화도 나고 해서 이들의 무례한 행동을 제지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막상 실행에 옮기자니 용기가 나질 않았다. 하는 수 없어 서서가는 한 할머니에게 내 자리를 양보했다.

  이 광경을 본 내 옆자리에 앉아 가던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시더니 또 다른 서서 가는 할머니 손을 잡아 이끌고 미군들 앞에 가서 우리말로, “야이 사람들아 일어나! 여기는 노인석이야!”라고 호통을 치니 그제야 아무런 반항 없이 그 덩치 큰 미군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실비실 다른 곳으로 피해 갔다. 이 광경을 본 나는 남자가 되어 내가 먼저 했어야 할 일을 이 할머니가 용기 있게 하신데 대하여 감사를 드리며 한편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미군을 비롯한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졌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입국할 때 우리나라의 문화나 기초적인 사회규범에 대하여 사전 교육을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없었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이런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텅 빈 배미공영주차장, 주변은 불법주차 몸살
2
“잊혀 지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 곳” 안성3·1운동기념관
3
평택·안성, 강남 직행좌석버스 노선 신설된다!
4
‘불법주차’ 효율적 단속이 필요하다
5
평택도시공사,‘수백억 개발비리 논란’입장 밝혀
6
정장선 평택시장
7
2023년 알아두면 좋은 바뀌는 제도 Ⅰ
8
평택시의회-평택농악보존회, 예산삭감 두고 갈등
9
안성시의회 최호섭 의원, 예산 삭감 두고 안성맞춤스포츠클럽과 논쟁
10
2023년 알아두면 좋은 바뀌는 제도 Ⅱ
신문사소개윤리강령편집규약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평택시 비전5로 35, 501호(비전동) (주)평안신문  |  대표전화 : 031-692-5577  |  팩스 : 031-692-5579  |  대표메일 : panews@hanmail.net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경기 다 00922  |  발행인 : 심순봉  |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 이성관
Copyright © 2011 평안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p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