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기자는 평택안내 표지판에 대한 무책임한 관리를 보도했다. ‘평택시 얼굴관리 왜 이러시나?’ 제목의 기사는 1번 국도를 따라 덕동사거리를 중심으로 색 바랜 모양의 표지판이 볼썽사납게 걸려있다는 내용이었다, 정장선 시장이 취임 후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외치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태 상황은 개선 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안내판이 이곳저곳 보기 싫은 모 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을 찾아가 보았다.

  안내표지판 내용도 가지가지 다양하지만...

  시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방향을 안내하는 도로안내 표지판 뒷면은 여러 가지 모양을 지닌다. 반대 방향의 도로안내 표지판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이기도 하다. 또는 빈 공간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시정에 도움을 주는 안내판 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지자체에 따라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만 평택시는 시정안내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꽤 많다. 빛바랜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추측해 보기는 ‘첨단산업 도시 평택’, ‘대한민국 경제신도시 평 택’, ‘사람중심 복지도시 평택’ 등 시정을 홍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퍼 오닝’, ‘평택 농악’처럼 평택의 브랜드를 알리는 경우도 있 다.

  ‘송탄관광특구’, ‘일자리센터’ 등 특정지역이나 단체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신평택역’ (아마도 지제역을 지칭)처럼 애매한 표시도 있는 실정이다.

  담당자가 누군지 모른다니 어이가 없군!

  지난 4월 방치된 안내표지판의 내용을 지적한 후 내용을 확인 하는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의 답변은 기자를 당황하게 했다. “도로 안내표지판은 우리 담당인데 그 뒷면의 평택안내 표지판은 누가 담당인지 모르겠다” 도로안내는 당연히 도로시설에 해당되기 때문에 도로관리 담당자가 있지만 뒷면의 평택 안내표지판은 도로시설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담당자가 모호하다는 판단이다.

   시민의 편의를 돕기 위해 시 예산으로 세운 안내표지판의 앞면과 뒷면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담당자를 서로 다르게 정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 설명에 기자는 쉽게 긍정할 수가 없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정도의 빛바랜 안내판을 두고도 소관부서를 가려야 하는 답변은 시민을 위한 다는 목적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발상이다.

   이미 시민들이 수없이 많은 민원을 제기한 상황일 것 같은데 이 표지판들은 담당자를 정하지 못해 새 얼굴로 시민들은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도로 안내판 뒷면. 차라리 그냥 놔두지...

  사실 이 표지판을 처음 제작할 때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흘러 빛이 바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대상이 됐지만 평택을 다른 도시와 다르게 보이는 좋은 상징물 역할이었을 것이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가 대충 수 십 개 아니 그 이상의 표지판을 제작할 정도면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갔을 것이고 시청 공무원 중 누군가 발주를 하고 광고업자가 비용을 받고 제작 납품했을 것이다. 당시의 광고업자에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조사를 해 빛바랜 표지판을 다시 제작하도록 했다면 어렵지 않게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빛바랜 표지판이 평택 시내 곳곳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을 보면 체계적인 관리와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정책은 처음부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차라리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이면 지금처럼 보기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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