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엄마가 유모차에 태우고 가는 모습을 흔히 본다. 그런가 하면 백발의 야위고 핏기가 하나도 없는 노인을 휠체어에 앉히고 중장년의 어른이 밀고 가는 모습도 본다. 또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비틀 거리며 아직 익숙지 않은 걸음걸이로 걷다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안정되게 가는 모습도 본다. 한편 아직은 휠체어에 의지하지는 않지만 구부정한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하여 힘겹게 걸어가는 노인도 본다. 그리고 아직은 말이 서툴고 발음도 명확하지 않은 어린 아기, 이빨도 겨우 앞니 몇 개 난 아기들, 그러나 그 많던 이가 거의 다 빠지고 한두 개 남은 이와 잇몸만이 드러나 말도 잘 안 되는 노인들이 있다.

  이처럼 태어나서 얼마 안 된 어린아이의 모습이나, 인생 80~90을 살아온 노인들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느낀다. 그래서 늙으면 아이 같이 된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닌가 한다. 아직은 신체 각 기관의 발달이 덜되어 자력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할 수 없는 어린아이나, 젊어서 왕성했던 기력이 노화와 함께 쇠잔해짐으로 해서 스스로 행동하기가 어려운 노인들은 누군가에 의해 보호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부모로부터, 늙어서는 자녀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산업사회가 되면서 대가족에서 핵가족화가 되다 보니 어린아이나 노인들을 돌보아야 할 젊은 가족들이 다 직업일선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나 노부모를 돌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유아원, 어린이 집 그리고 요양병원, 요양원 시설이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좋은 일이다. 그런데 요즘 와서 자주 보도 되는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보육교사들의 어린이 학대 사건,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요양보호사들의 병든 노인들의 학대 사건들은, 믿고 맡긴 가족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하며 이를 보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린아이가 무엇을 안다고 어른인 보육교사의 뜻대로 안한다고 뺨을 때리고 발길로 차서 쓰러뜨리고 심지어는 잠을 안 잔다고 억지로 잠을 재운다면서 이불을 씌우고 짓눌러 결국 숨지게 까지 한, 그것도 나이가 지긋한 50대의 교사가 저지른 행위인 것이다. 하도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되어 이런 어린이 시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했는데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노인들 요양 시설에서도 치매 노인이거나 의식도 없는 노인환자들에게 무자비하게 다루는 요양보호사들의 행동들도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어린이 집 보육교사들이나 요양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도 다 자격증을 소지한 유자격자들이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자기 적성에 맞지 않아 도저히 감내할 수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지금은 아동복지법, 노인복지법에 의해 유아원이나 어린이집, 요양병원, 요양원이 운영되고 있다. 집에서 돌볼수 없는 어린아이들이나 병약한 노인들은 각기 해당 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우와 정성스러운 보호를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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