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월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장마 중이지만 이 장마가 끝나면 한여름의 불볕더위가 몰아 닥칠 것이다. 여름하면 더위를 대변하듯 초복, 중복, 말복해서 삼복이 들어 있다. 오는 7월 17일은 초복이다. 예로 부터 복중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끓여 먹는 고깃국을 복달임이라 하여 삼계탕, 보신탕을 즐겨 먹어왔다.

  삼계탕의 주 재료는 닭고기요, 보신탕은 개고기이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개를 식용으로 한다는 데 대해서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복날이 다가와서인가 동물애호단체들이 모여 개고기 식용반대 시위를 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전국육견상인협회에서 나와 개고기식용 합법화 요구의 집회도 열리고 있다.

  양측 주장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몇 가지로 간추려 보면, 식용 반대 측 주장은, 개는 사람과 가까이서 함께 살아온 반려동물로서 이를 먹는다는 것은 혐오스러운 보신문화이고 야만적이라는 것, 또 잔인스럽게 때려잡거나 목을 매달아 죽인다는 것, 문화적인 수치라는 것 등이다.

  찬성 측 주장을 보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여름철 보양식이라는 점, 반려견이 아닌 식용 견으로 사육한 개라는 것, 전기를 통해 진통 없이 안락사 시킨다는점, 식용견 관계 업을 생업으로 하는 인구도 많다는점 등이다. 지난 시절에는 요즘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애완견은 잘 볼 수도 없었고 기르는 집도 별로 없었다. 흔히 집을 지키는 누렁이, 검둥이, 바둑이 정도의 토종견들을 길렀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이런 토종견들은 좀처럼 볼 수도 없거니와 있다면 외진 곳에서 식용으로 집단 사육하는 정도다. 반면 작고 귀여운 애완견들을 아기처럼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사랑스럽게 키운다. 그래서 그 이름도 반려견, 반려동물이라 한다.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는 주장으로 30년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보신탕 반대 문제가 본격화 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하계올림픽이 개최되던 1988년, 유럽에서부터 한국이 개고기를 먹는 야만국이라고 혹평을 하고 나서면서 부터이다. 심지어는 올림픽에 참가를 거부하겠다고 하는 나라도 있었다.

  이 때 정부에서는 시중에 영업 중인 보신탕집을 강제로 교외 지역으로 추방시키거나 영업중지조치까지도 내림으로서 도심지역에는 보신탕집이 사라지다 시피 했다. 그 당시는 보신탕이라 하지 않고 ‘개장’. ‘개장국’ ‘구장(狗醬)’이라 불렀는데 이는 단속을 피하기를 위장해서 새롭게 붙여진 이름이 보신탕, 사철탕, 영양탕 등으로 바꿔서 은밀히 영업을 해 온 것이다.

  개고기를 먹는 풍습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조선후기 문인 정학유(丁學遊)가 지은 ‘농가월령가’의 ‘8월 령가’ 중간에 보면, ‘며느리 말미 받아 본집에 근친 갈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지금은 법으로 허용된 식육식품으로 인정은 못 받지만, 보신탕이라는 이름으로 전문식당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세계인의 지탄을 받으며 야만인 소리를 들으면서도 좀처럼 보신탕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전통음식이 다 있다. 음식도 하나의 문화인 점을 고려할 때 강제적으로 바꾸거나 없앨 수도 없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음식의 문화도 바뀌어 가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먹든 그것은 먹는 사람의 취향인 것이기에 극단적인 사례가 아닌 이상 개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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