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인간들이 그렇게 원하던 장수의 소망을 이시대에 와서 드디어 이룩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이 85세 정도라 한다. 조선시대의 평민들의 평균수명은 24세였고 스물일곱 분 임금님의 평균수명은 47세였으며 그중 제일 장수한 임금은 21대 영조임금이 83세까지 사셨다고 한다.

  1945년 해방 당시 우리나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35였고 1970년에는 70세로 급격히 증가 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1900년 당시 선진국 사회의 평균수명이 40~45세였고 지난세기말에 80세로 되기까지 100년도 채 안 걸린 것이다.

  이토록 평균수명이 길어진 데 대하여 대체적인 평가로, 그 첫째는 전기의 발견과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건강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 두 번째는 음식물을 장시간 보관이 가능한 냉장고의 발명, 세 번째는 개인위생의 청결과 식수로 사용하는 상수도의 발달, 네 번째로는 적절한 운동 그리고 의약품과 의료시설의 발달,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의 진흥을 꼽을 수가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이전 시절에는 이런 여건 속에 살지도 못했기에 단명할 수밖에 없었다. 학자들은 인간의 수명에 대하여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의학적인 면으로는 인간의 최대수명을 125세 까지로 본다.

  불과 40~50년 전까지만 해도 환갑인 60세까지만 살아도 장수했다고 하여 환갑잔치를 성대히 치르곤 했다. 그리고 환갑만 살고 갔어도 호상이라 하여 장례 전날 밤 빈 상여를 메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술상을 받고 즐기는 ‘빈상여놀이’를 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 와서는 환갑은커녕 7순, 8순 잔치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만큼 건강 상태가 좋아졌고 수명이 길어진 때문이다. 요즘 노인들의 건강나이를 현재 자기나이에 곱하기 0.7을 한 수치와 맞먹는 지난 시절의 나이와 같다고 한다. 현재 나이 80세라면 (80×0.7=56) 지난 시절 56세 나이와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100세 시대라는 말이 예사롭게 나오고 있지 않은가.

  어쨌든 현실적으로 장수시대를 맞은 것만은 분명하다. 60세에 현직에서 은퇴한다고 보면 현재 평균연령으로 보아 25년은 더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기간 동안 장수의 보람을 느끼며 행복한 인생 2기의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인가?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 각 기관에 노화현상이 따름은 막을 수가 없다.  이로 인한 질병의 고통 또한 피할 길이 없다. 따라서 건강과 의료의 문제, 부양의 문제, 생계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노인들의 당면한 문제인 것이다. 더구나 근래에 와서는 산업화에 다른 핵가족화로 가족구조가 바뀜으로써 자녀들의 부모 부양을 거부하는 추세이다 보니 자연 독거노인들이 늘어나고 독고사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몇 해 전 경북 청송에 사는 88세의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승용차에 태우고 마을 저수지로 차를 몰아 동반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다시 너희들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섭섭하다. 내가 죽고 나면 너의 어머니가 요양원에 가야 할 것이니 내가 운전하고 있을 때 같이 가기로 했다.”이노부부의 비극은 이 시대의 노인 문제를 실제로 보여준 게 아닌가 한다. 우리 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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