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의 대안미술학교 소나무에서는 지난달 2018프로젝트그린 - 녹색호흡 전시회를 가졌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가들이 5박 6일간 숙식을 함께하며 소나무의 야외·실내 전시장에 작품을 전시하는 즉흥적이면서 대담한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에게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해영 작가는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로 우연찮은 기회로 이번 소나무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작가로서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시간을 소나무에서 보냈다고 말한다. <편집자 주>
안성의 대안미술학교 소나무에서는 지난달 2018프로젝트그린 - 녹색호흡 전시회를 가졌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가들이 5박 6일간 숙식을 함께하며 소나무의 야외·실내 전시장에 작품을 전시하는 즉흥적이면서 대담한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에게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해영 작가는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로 우연찮은 기회로 이번 소나무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작가로서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시간을 소나무에서 보냈다고 말한다. <편집자 주>
녹색호흡 프로젝트
  조각가로 활동하는 서해영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남다르고 흙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현재는 작가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자신만의 활동영역과 작품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소나무의 특별한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그가 참여한 ‘녹색 호흡’은 이름 그대로 자연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접촉점들이 어디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새롭게 인식하고 작가들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해 내 관람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특별한 전시회다. 흔히 보이는 풍경 뿐만 아니라 공기, 음식, 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인간은 자연과 끊임없이 호흡하고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자연미술’의 영역이다.

  서해영 작가 외에 많은 작가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참여 작가들은 물론 전시회를 관람하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함께 예술과 소통하고 예술로써 표현되는 자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서 작가는 “자연을 좋아하면서도 그 안에서 작업을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자연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은 지금까지 해온 본연의 작업과는 많이 달라 나에게는 뜻깊은 일이기도 했다”며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의 기회가 작업의 연장선이면서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 것이기에 스스로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주었던 시간이라고 전한다.

  그는 전시회장에서 흙탕물을 스스로 뒤집어쓰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항상 계획적이고 논리적으로 작품을 준비했던 서 작가였기에 당시의 시도는 굉장히 파격적이고 즉흥적이었다. 다른 작가들까지 놀랄 정도였다. “당시에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런 작업 시도는 처음이었다. 이후에는 내가 잘 한 것인가? 스스로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녹색호흡’ 전시의 장점은 작가들에게 많은 고민의 시간을 들인 결과물보다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작품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스스로를 조금 놓아버리고 그런 시도를 감행했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예술에는 경계(境界)가 없다
  우리는 자연을 도시와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가 사는 곳곳 어디에나 있지만 스스로 그것을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연 없이는 살 수가 없음에도 말이다.

  “당시 작품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조각품)이 아니기에 화려함도 없고 나의 작품관이나 성향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행위 안에는 온전히 나의 생각과 방식이 들어있었다. 굉장히 묘한 체험이었다”

  소나무의 전시의도는 그러했다. 작가들에게는 본연의 감수성을 끌어내면서 사람들에게는 자연과 인간과 예술이 하나로 녹아들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자연은 먼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라고 말이다.

  서 작가는 “사실 외국에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시회가 꽤 있다.(레지던시)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심에는 사람들에게 예술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자체가 자연에 있는 ‘소나무’와 같은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그런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나무를 찾고 그곳에서 진행되는 전시를 놓치지 않고 즐겨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흙을 만지는 조각가다. 자연의 본체이기도 한 흙은 그가 가장 기본적으로 다루면서 조각 분야에 있어 전통성을 가진 재료다.

  그는 “흙은 나와는 애증의 관계다. 가장 쉽게 다룰 수 있지만 가장 전통적인 재료를 가지고 현대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는 면에서 애착도 가지만 때로는 나를 힘들게도 한다.(웃음) 하지만 분명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의 기회로 나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항상 작업을 하면서 전문적인 만족도가 필요했지만 이렇게 ‘자연미술’이라는 것을 통해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업 또한 많이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에게 있어 대중의 취향을 파악하고 존중하고 그러면서 전문적 만족도를 함께 할 수 있는 작업. 작가로서 어렵지만 해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관습적인 작업이 아닌 일상에서의 작업, 때때로 고뇌보다는 스스로 조금은 놓을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외부의 자극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사실 여성작가로서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성작가가 가져다주는 고정적 이미지가 있는지...사람들의 편견에 맞서는 것도 여성작가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작업에 전념할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 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깨달음을 얻게 하는 사람.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탈피를 시도하는 사람. 우리가 서해영 작가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학력
2009 M.F.A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조소과
2006 B.F.A 서울대학교 조소과

·개인전
2016 <SeMA 신진미술인 지원전-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 갤러리 조선, 서울
2014 <창작지원작가전- 산에서 조각하기>, 김종영 미술관, 서울

·레지던시
2017 캔파운데이션 해외레지던시 프로그램 ZK/U 5기 작가선정, 베를린, 독일
2016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7기 참여, 인천, 한국
2015 Asialink, 고양 레지던시 국제교환 입주 프로그램,시드니-Artspace/빌핀-BigCi,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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