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떤 계기로 평택민요에서 활동하게 됐나.
  한춘진 : 평택에서 태어나 평택지역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자라왔다. 타악전공으로서(꽹과리) 민요 보존회에서의 활동은 조금 낯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나의 음악생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김준영 : 지난해 1월에 입단해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원래 대학에서는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현재 민요에서는 무용수로서 안무를 맡아 활동하고 있는데 민요에도 무용이 필요하고, 또 여기서 활동하면서 우리 소리에 대해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됐다.

  김승원 : 평택에서 나고 자라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경기민요를 시작했다. 마이크를 손에 놓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그렇게 소리꾼의 길을 걸은 것이 20여년이 되는 것 같다. 많은 우리 소리 중에서도 나의 고향인 평택의 민요를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욱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공연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적은?
  한춘진 : 햇빛이 쨍쨍찌는 무더위 속에서 또 비가 오는 상황에도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있다. 이럴 때 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시고 박수쳐 주시는 관객들을 볼 때면 너무 감사하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다.

  김준영 : 관객분들이 공연을 집중해 보실 때 그리고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힘도 나고 뿌듯하다.

  김승원 : 매순간의 무대가 감사하고 뿌듯하다. 남자 소리꾼으로서 사실상 설 수 있는 무대가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공연한다.

혹시 지금의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한 적 또는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
  한춘진 : 대부분 공연이 야외에서 이루어지는데 어마어마한 소품들을 사용한다. 간혹 공연보다 공연준비과정이 더 힘들 때는 있다.

  김준영 : 후회라기보다 무용을 전공했기에 민요는 조금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길이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은 한 적 있다.

  하지만 보존회에서 활동한 이후에는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김승원 : 후회한 적이 아주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결혼도 해야 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될 남자로서 생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남자소리꾼이 희소성은 있지만 그런 반면에 설 무대가 많지 않아 이일을 그만두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리가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같다.

기억에 남았던 관객들이 있나?
  한춘진 : 민요보존회 상설공연 외에 유아를 대상으로 한 공연에서 아이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했지만 시끄러운 꽹과리 소리와 커다란 부포(상모에 달린 장식품)를 쓰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무서웠는지 펑펑 울던 아이가 생각난다.

  김준영 : 작년 정기공연 때 장례요를 무대에서 공연 중이었는데 상여소리에 맞춰 상여가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 관객 한분이 훌쩍이며 눈물을 보이셨다.

  우리가 단지 사라져가는 문화를 재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는 그것이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김승원 : 공연 중 관객들에 함께 해달라 요청했더니 관객 분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춤도 추고 노래도 따라 불렀다. 어느새 무대를 꽉 채워 남은 공연을 관객분들과 함께 마무리 지은 적이 있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지?
  한춘진 : 전통을 지키는 일은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꼭 해야 하는 일을 나의 재능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김준영 : 한국무용도 마찬가지로 창작무용으로 인해 많은 정체성의 논란 등이 있다. 무분별하게 들어와 받아들여지는 외국문화도 문제지만 우리 문화를 먼저 알고 소중하게 그리고 보존해야만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보존회가 하는 활동들이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김승원 : 요즘 우리세대의 예술인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창의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 어느 측면에 있어서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압박감이 저변에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전통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에게는 시대에 뒤처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 것을 지키면서 그 가치를 높이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며 공연한다.

앞으로의 계획
  한춘진 : 더욱 지금의 역할에 매진하고 흥겨운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지속적으로 실천해야할 과제인 것 같다.

  김준영 : 앞으로도 평택민요가 점점 더 멋진 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많은 분들이 더욱 평택민요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나름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김승원 : 평택민요 공연을 통해 옛 사람들의 삶의 지혜와 모습을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많이 경험하게 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보존을 해야할 지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것이다. 대중들에게는 우리의 것을 조금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를 비롯한 모든 국악인들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춘진 : 평택에는 우수한 전통예술과 많은 예술인이 함께 지역을 지키고 있다. 평택민요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예술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욱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김준영 : 평택민요의 공연을 한번이라도 관람한 관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너무도 좋아해 주신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잘모르고 계시는 것 같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평택민요를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사랑을 부탁드린다.

  김승원 : 객석에서 들리는 박수와 환호성은 정말 큰 힘이 된다. 몇시간씩의 공연에 진이 빠질때도 많지만 호응에 더 힘을 내려 한다. 우리 공연은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앉아 보는 클래식 공연이 아니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추임새도 넣어주는 참여형 공연인 만큼 관객분들과 하나가 되는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임을 잊지말아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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