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한 사상가였던 장자(莊子)의 이야기 중에 ‘나비의 꿈’이라는 글이 있다. 장자가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는데, 잠에서 깨어나서 자신이 나비인지, 나비가 자신인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 ‘가상현실’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 뜨리고 있다. 예를 들어, 교육의 경우 가상현실은 지금까지의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 텍스트, 사진 및 동영상을 이용하는 교육과정에 VR/AR을 사용하면, 현실적이고 몰입감있는 가상 경험을 통한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부여하며, 저비용으로 학습목표를 실제처럼 체험함으로써 교육 및 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군대의 군사 훈련은 군인외에도 많은 인력이 필요하며, 훈련에 사용하는 무기까지 고려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군대는 비행 및 전투 시뮬레이션에 가상현실을 이용하고, 폭발물과 총격을 포함한 전투 시뮬레이션을 가상현실을 이용한 가상훈련방식으로 군사 훈련에 도입하여 효율성과 비용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안전사고 예방 및 대응분야에도 사용될 수 있는데, 가상의 지진, 화재, 지진, 태풍, 쓰나미, 홍수 등과 같은 다양한 재난상황에 대비한 대응훈련을 통해 실제 위험 상황에 대처하고 피해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도 이용될 수 있는데, 실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제품 설계, 조립, 테스트 과정을 사전에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한 결과 예측을 통해 실제로 제품생산을 시작하기 전에 소비자 요구사항 및 최종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여 제작과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

  현실과 구별 할 수 없는 가상현실은 진짜라고 할 수 있을까?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직접경험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 절감되고 지식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될 수 있다. 가상현실에 필요한 3D 공간  구현기술, HMD 등 오감을 자극하는 입/출력기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발전할 것이고, 결국은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할 것이다.

  가상현실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신기술로서 미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등과 결합하여 제조업부터 서비스업까지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적용되어, 4차 산업시대에 신사업들을 창조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가상현실은 존재하지 않은 현실 혹은 현실에 아주 가까운 현실이라는 의미이지, 결코 현실과 동일하진 않다.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파리를 직접 가보지 않고 에펠탑을 구경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에펠탑을 구경하면서 보는 구름과 그때 부는 바람 그리고 잠시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겪게 되는 경험들은 가상현실에서는 결코 모방하고 창조할 수 없다.

  게다가 가상현실 콘텐츠가 의도적으로 편향된 방향으로 제작되면 '현실에 가까운' 것으로 믿는 사용자가 혼란을 겪게 되고 결국 왜곡된 사실을 마치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상/증강현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고 관련법 및 제도를 재정비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이 희 정
평택대 교수
포항공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하였으며,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석사, 호주 모나쉬 대학에서 컴퓨터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T의 전임연구원을 거쳐 말레이시아의 썬웨이 대학에서 컴퓨터 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호주의 맥콰리 대학과 모나쉬 대학에서 데이터베이스 및 웹프로그래밍 강의를 하였고 현재는 평택대학교에서 프로그래밍과 IT과목을 강의하고 IENT의 CTO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영역은 데이터 베이스 디자인, 웹테크놀로지, 이러닝 사이트 구축, 비즈니스 스타트업 및 소셜네트워크 분석등이다. 정보통신 및 IT서비스 관련 다수의 특허를 취득하였고, SCI 및 해외 유명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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