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의 국립한경대학교 동물생명환경과학과에서는 매년 방학시즌을 이용,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생명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역시 6주 동안 관내 학생 51명을 대상으로 생명과학교실을 운영해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생명과학교재를 활용해 세포와 유전자, 해부학 등 교과과정에서 접하기 힘든 대학 강의와 실험실습을 진행해 학생들로 하여금 생명공학도의 꿈을 가지게 한 한경대학교의 동물생명환경과학과 윤종택 교수를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안성의 국립한경대학교 동물생명환경과학과에서는 매년 방학시즌을 이용,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생명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역시 6주 동안 관내 학생 51명을 대상으로 생명과학교실을 운영해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생명과학교재를 활용해 세포와 유전자, 해부학 등 교과과정에서 접하기 힘든 대학 강의와 실험실습을 진행해 학생들로 하여금 생명공학도의 꿈을 가지게 한 한경대학교의 동물생명환경과학과 윤종택 교수를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생명공학도의 꿈을 키우다
 
 

  한경대학교의 동물생명환경과학과 윤종택 교수가 운영하는 생명과학교실은 그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꽤나 오랜 히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과학교실은 윤 교수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시골 학교로 찾아가는 과학교실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게 됐다.

  “벌써 20년이 됐죠. 당시 시골학교에는 과학교재들이 없으니까 찾아가는 과학교실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여의치는 않더군요. 대신 이렇게 지금이나마 학생들에게 생명과 과학에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게 돼서 나름 보람됩니다”

  윤 교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론과 실습을 병행함은 물론 재학생들과 1대1멘토링 연결을 통해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명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어렵게만 생각했던 생명과 과학이라는 분야에 새롭게 눈을 뜨면서 덩달아 생명공학도의 꿈을 키워 한경대에 진학해 윤 교수의 제자가 되기도 했다.

 

  처음 생명과학교실에 참여한 공도 중학교를 시작으로 안성 관내 학생들이 생명과 학교실에 참여해 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학생들이 과학과 얼마나 친밀해질 수 있느냐가 저의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학생들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호기심이 계속 이어져서 앞으로 지금의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가 된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한경대학교에서는 현재 생명과학교실뿐 만 아니라 영어, 물리, 문예창작, 조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교수들이 참여해 자유학기제를 안성교육청과의 연계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전하다
  윤 교수가 운영하는 생명과학교실에서는 어떤 교과과정에서도 다루지 않는 특별한 교육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생물의 구조를 알기 위한 쥐 해부를 비롯해 정자와 난자의 세포 관찰 및 수정과 생명체의 탄생과정, 유전자 분석까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학생들에게는 이 시간이 신기하면서도 경이롭게 느껴지는 한 순간이 될 것이다.

  윤 교수가 생각하는 생명과학교실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학생들이 생명과학을 통해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경외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망각되고 있는 사회적 현실에 비춰볼때 윤 교수의 생명과학교실은 이처럼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것처럼 하나의 생명이 얼마나 천문학적 확률로 태어나는지 알고 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알게 되는 것이야말로 사람을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순간이죠”

  이처럼 윤 교수의 생명과학교실은 과학과 인문학이 만난 조금은 특별한 수업인 것이다. 수업 시간에 윤 교수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한번은 해부 실습 시간에 한 학생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날도 쥐 해부를 준비하고 있는데 한 학생이 ‘쥐도 하나의 생명인데 실험 때문에 죽일 수 없다’면서 거부하더군요. 그럴때 저는 ‘인류 복지증진을 위해서 동물의 실험은 불가피하다. 그나마 최소한의 희생이라고 할 수 있는 쥐를 해부하는 것이다. 대신 너희들이 이 작은 생명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진실되게 실험에 임해야 한다’고 말하죠.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연을 희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인류가 살아있는 한 그럴 수는 없겠죠.(웃음) 다만 그래서 우리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하는 겁니다. 어떤 생명이든 함부로 희생될 수 없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게 된다면 그 누구보다도 생명의 소중함을 잘 알고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게 되겠죠.”

  이렇게 윤 교수는 항상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며 자신이 배울 때도 있다고 전한다.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도 교육자의 참된 자세일 것이다.

  “교육을 하는 지식 전달자로서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나의 도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학생들이 창의적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제공해주는 것 또한 제가 해야 할 일이죠.”

  앞으로도 윤 교수는 이러한 자신만의 철학으로 학생들과 생명과학교실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생명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 앞에 우리가 어떻게 태어나게 됐고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에 대한 인식이야 말로 우리가 조금은 더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하는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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