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강진은 보고 느낄 거리가 많기로는 따라올 여행지가 별로 없는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에 알맞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체험여행 코스이자 아름다운 풍경들을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뜻깊은 여정이 강진에서 기다리고 있다.
   전라남도 강진은 보고 느낄 거리가 많기로는 따라올 여행지가 별로 없는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에 알맞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체험여행 코스이자 아름다운 풍경들을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뜻깊은 여정이 강진에서 기다리고 있다.
서정시인 김영랑의 생가에 피어난 동백
  전라남도 강진은 남도의 여러 고장들 중 가장 여유가 흘러넘치면서도 문화유산이 답사에 적합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전통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묻어나는 수많은 흔적들이 있는가 하면 그림같이 수려한 산과 바다가 있고 아름다운 문화유적이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남도땅에서는 수많은 예술인이 배출되었다. 아마도 남도만의 서정적인 풍경 때문이 아닐까? 당연히 남도답사 일번지라고 불리는 강진에서도 수많은 예술인들이 활동했다. 강진이 자랑하는 인물들 중 하나가 바로‘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작가로 유명한 김영랑이다.

  강진군청은 강진읍 남성리 읍내 한복판에 위치하는 영랑의 생가터에 본채와 사랑채, 문간채등을 복원해 개방했다. 영랑이 태어나 작품 활동에 몰두했을 생가는 초가지붕을 얹은 소박한 모습이며 그에게 시상을 불러 일으켰던 우물(샘),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 등이 있다. 다만 모란꽃을 볼 수 없는 점이 못내 아쉽다. 초여름이면 영랑의 대표작‘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연상케 하는 모란꽃이 마당에 만개한다. 생가 바로 옆에는 영랑을 비롯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세계를 펼쳐놓은 시문학파기념관이 있으므로 방문해 보도록 하자.

전남 강진군 강진읍 영랑생가길 15 061-430-3186~7(시문학파기념관)

유배의 땅에서 만난 다산의 흔적
  강진군은 조선시대까지‘유배의 땅’으로 잘 알려진 고장이었다. 정조 임금의 총애를 받았던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 또한 그의 주군이 세상을 떠난 뒤 이곳 강진에서 기나긴 유배생활을 해야만 했다. 다산
은 이곳에 머물며 학문에 정진함과 동시에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을 저술했다.

  강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만덕산 중턱에 지어진 세 채의 단출한 건물과 함께 연지, 정자 등을 볼 수 있다. 초당에 가기 전 다산기념관에서 다산 관련 유물을 둘러본다면 다산의 생애를 보다 면밀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산초당과 함께 강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꼽으라면 백련사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백련사 역시 다산초당과 함께 만덕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사찰로 아담하지만 고아한 자태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절집이다. 긴긴 유배의 시간 동안 고독한 다산의 벗이 되어주었던 혜장선사가 머물던 절이기도 하다. 다산과 혜장선사는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잇는 오솔길을 수없이 오가며 차를 마시고 우정을 나누었으리라. 가벼운 트레킹 코스에 가까운 이 길을 걸으며 다산과 혜장의 우정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전남 강진군 도암면 다산로 766-20 061-430-3915(다산기념관) dasan.gangjin.go.kr
 
 
월남사지에서 느껴보는 이른 봄의 따스함
  다산의 흔적을 뒤로 하고 자동차를 북으로 몰아 월출산 자락으로 가본다. 전라남도 강진과 영암의 경계에 솟아있는 월출산은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호남의 명산이다. 바로 그 명산의 기슭에는 초록의 차밭과 함께 오래된 절터가 하나 있다.

  고려시대 진각국사가 창건했다는 월남사지(月南寺址)가 바로 그곳이다. 한때 월남사는 인근에 위치한 신라의 고찰 무위사보다 규모가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전각들이 소실되었으며 지금은 강진군 성전면의 한적한 터에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만 남아있다. 너른 터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월남사지 삼층석탑은 단층 기단에 3층의 탑신을 올린 형태로, 흔히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비교되고는 한다.

  또한 오래된 동백나무들에 둘러싸인 진각국사비는 비문을 읽기 어려울 정도로 표면이 심하게 마모되어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한편 월남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월출산 절경 아래 펼쳐진 설록다원의 차밭과 신라시대고찰 무위사(061-432-4974 www.muwisa.com)가 있으므로 함께 둘러보면 좋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1길 100 061-434-7999(강진군 문화관광재단)

성곽으로 둘러싸인 병영 마을과 한골목
  이번에는 약 20km 거리에 있는 강진군 병영면을 목적지로 삼는다. 병영면 병영마을은 조선시대 전라병영성이 축조된 이후 성곽 주변에 생겨난 마을이다.

  이곳의 명물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돌담길로, 그 중에서도‘한 골목’이라 불리는 약 1.5km 길이의 돌담길이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골목이란 ‘크고 긴 골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당시 전라병영성 소속의 병사들이 말을 타고 순시를 돌면서 마당 안을 들여다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듯 높은 담장을 축조했다고 한다. 이 마을의 돌담은 우리땅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담쌓기 방식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하멜식 돌담’이라고 불리는 이 돌담은 강진 병영마을에 머무르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전해준 네덜란드식 공법으로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 상당수의 돌담이 파괴되었으나 지난 2006년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다시 복원되고 있다.

  조선시대와 근대 그리고 현재가 어우러진 병영마을의 돌담길을 걷노라면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하멜기념관과 전라병영성도 반드시 들러볼 것을 권한다.

전남 강진군 병영면 병영성로 180(하멜기념관) 061-430-3318 www.hamel.go.kr

고려청자도요지와 아름다운 마량미항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강진 남쪽 끝자락의 아름다운 포구 마량미항이다. 마량미항으로 가기 전 고려시대 청자도요지에 먼저 들러보자. 강진군 대구면 일대는 고려시대 최상품청자를 생산하던 수많은 가마터가 발견된 청자의 고향이다.

  이곳 고려청자도요지 내 고려청자박물관(061-430-3775 ww.celadon.go.kr)은 가마터에서 발견된 유물을 중심으로 청자에 관한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청자전문 박물관이다. 전시품들의 면면은 나무랄데 없이 훌륭할 뿐 아니라 특히 교육적 기능이 매우 강해 아이들은 물론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도 들러보면 좋을 곳이다. 청자자료박물관에서는 도예체험도 가능하다.

  강진읍에서 마량미항으로 가려면 23번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려야 한다. 마량미항까지 이어지는 이 해안도로는 강진에서 가장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특히 고바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녘 바다는 잊을 수 없는 절경이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강진만 남쪽 끝자락의 작은 포구에서 만난 잔잔한 남해의 풍경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전남 강진군 마량면 마량리 987 061-434-7999(강진군 문화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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