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그 어느 곳에서도 봄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2월, 얼어붙은 개울물 아래로 조잘조잘 속삭이듯 봄소식을 몰고 오는 고장이 있다. 절집의 빛바랜 단청 아래 진분홍의 매화가 계절을 잊게 만드는 경상남도 양산시가 그곳이다. 한 송이, 두송이 꽃망울이 하나씩 터질 때마다 겨우내 꽁꽁 싸매고 있던 가슴에도 꽃바람이 불어온다. 일찌감치 찾아온 봄맞이 하려 영남알프스 자락에 펼쳐진 고장 양산으로 떠난다.
아직은 그 어느 곳에서도 봄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2월, 얼어붙은 개울물 아래로 조잘조잘 속삭이듯 봄소식을 몰고 오는 고장이 있다. 절집의 빛바랜 단청 아래 진분홍의 매화가 계절을 잊게 만드는 경상남도 양산시가 그곳이다. 한 송이, 두송이 꽃망울이 하나씩 터질 때마다 겨우내 꽁꽁 싸매고 있던 가슴에도 꽃바람이 불어온다. 일찌감치 찾아온 봄맞이 하려 영남알프스 자락에 펼쳐진 고장 양산으로 떠난다.

계절을 잊은 꽃,
홍매화가 전해주는
봄 소식

  경남 밀양, 울주, 양산 등지에 걸쳐 있는 제약산, 간월산, 신불산은 산새가 수려해 영남 알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고는 한다.

통도사를 품고 있는 영축산은 바로 이 영남 알프스의 일원으로 가지산도립공원 소속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영축산 자락의 명찰 통도사에는 계절을 잊은 듯, 때 이른 매화가 활짝 피어나 진한 향기와 함께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한다.

  위압감이 들 정도로 거대한 통도사 영축산문(靈鷲山門)을 통과한 뒤 일주문과 천왕문을 차례로 지나면 홍매화를 볼 수 있다. 통도사 홍매는 보통 2월 20일 경이면 본격적으로 개화를 시작한다.

  아직은 서늘한 바람을 타고 어디선가 꽃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극락보전 벽에 그려진 인왕상(仁王像)의 험상궂은 표정과 고운 매화가 묘하게 대비를 이룬다.

  이처럼 통도사 홍매가 아름다운 까닭은 통도사의 고색창연한 전각들과 절묘하게 앙상블을 이루기 때문이다. 매화나무 세 그루는 100년도 넘는 긴 세월 동안 꽃을 피우며 통도사의 새봄을 열었으리라.

  경내 곳곳에서 또 다른 매화나무들을 볼수 있지만 홍매에 비하면 꽃의 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그 아름다운 자태에 한참 못 미친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 금강계단

  홍매화를 충분히 감상했다면 이번에는 통도사를 둘러볼 차례다. 신라 선덕여왕 15년인 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 통도사에는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점이 몇가지 있다. 법당을 중심으로 3개의 가람이 하나로 합쳐진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사찰의 규모가 크고 전각의 수도 매우 많다 점이 그렇다.

  3개의 가람은 각각 상노전, 중노전 그리고 하노전으로 부르며 그중 상노전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조계단인 금강계단(金剛戒壇)이 자리한다. 이 금강계단은 아무 사찰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문화재가 아니다.

  전북 김제시의 금산사와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용연사에도 이와 비슷한 금강계단이 있지만 용연사의 것은 규모가 아주 작은편이다. 김제 금산사의 석조계단은 방등계단(方等戒壇)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웅전에는 불상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통도사에서는 바로 이 금강계단이 불상을 대신한다. 때문에 대웅전의 북쪽 벽면에는 금강계단을 참배할 수 있도록 커다란 창이 나있는 점도 독특하다. 금강계단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함께 금란가사가 보관돼 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원 055-382-7182(통도사 종무소) www.tongdosa.or.kr

 
 

오래된 놀이공원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

  통도사 입구 주차장 옆에는 부산·경남권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통도환타지아가 위치한다.

  양산시가 울산과 울주, 밀양 그리고 부산광역시 등과 이웃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부고속도로가 도시를 남북으로 통과하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통도환타지아는 영남권의 거의 유일한 테마파크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91년 개장 했으므로 거의 30살이나 먹은 제법 오래된 놀이공원이지만 지역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즐거운 추억을 선사한 장소이기도 하다.

  입구를 통과하면 동화 속 마법의 성이 생각나는 환타지아성이 눈에 들어오는데 성앞 광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이 열린다. 가장 인기가 좋은 어트랙션은 관람차와 롤러코스터인 환타지아 스페셜, 프리스윙, 바이킹등이며 아이들 특히 좋아하는 장소는 미니동물원이다.

  동물원에서는 호랑이, 꽃사슴, 타조등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사료나 당근 같은 먹이도 줄 수 있다. 또한 일몰 이후에는 화려한 조명과 일루미네이션이 칠흑 같은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드림 나이트’가 기다리고 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7길 68 자유이용권: 어른 3만3천원, 어린이 2만7천원 055-379-7000

낙동강 푸른 물빛 따라
달리는 강변 드라이브

  통도사와 통도환타지아가 위치하는 하북면에서 35번국도를 타고 양산천을 따라 내려오면 물금읍이다.

  물금은 양산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합수지점으로 이곳에서 다시 1022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밀양 방면으로 달리면 원동면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드라이브 코스가 시작된다.

  춘삼월에는 강변 둔치를 따라 매화 꽃잎이 눈처럼 날리는 장관이 연출된다.

  양산시 원동면에 위치하는 순매원은 이름에서 짐작해 볼 수 있듯이 매실농장이다.  규모면에서는 광양 매화마을에 뒤쳐질지 모르나 달리는 기차와 낙동강 푸른 물빛 그리고 고운 매화가 뒤섞여 그려내는 수채화 같은 풍경에서 서정성이 물씬 느껴진다. 다만 순매원의 매화는 3월 중순은 되어야 만개한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드라이브 코스에 향긋한 커피 한 잔이 빠지면 섭섭하다.

  순매원 바로 옆에 있는 할리스커피 양산원동점(055-372-0268)은 창밖으로 낙동강이 펼쳐지는 전망 좋은 카페다. 날이 따뜻하다면 옥상에 있는 하늘 전망대로 커피를 들고 나가보자.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동로 1429 055-392-7157(원동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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