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져 감으로써 사람들의 건강은 물론, 모든 동식물의 생존에도 위협을 주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우리가 먹다가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 양만 해도 생활쓰레기 전체로 볼 때 65%나 차지한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이렇게 양산한다는 것은 우리의 식사문화에도 문제가 있다. 음식은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만들어서 남김없이 먹으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의 종류와 먹는 방법은 나라마다 각기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적으로 먹는 하루 세끼 음식은 주식인 밥과 그 밥과 함께 먹는 부식인 반찬이다. 밥은 주로 쌀, 보리 같은 곡식이 주 원료이고 반찬은 야채, 고기, 어류, 계란, 각종 양념류 등 해서 50~100여 종류나 된다고 한다.
 
  여기에 국과 찌개, 김치는 거의 기본이고, 평상시에는 이 많은 반찬을 다 차려 먹지는 않지만 밥과 국, 찌개, 김치 그 밖에 몇가지해서 5~6가지 정도다. 거기다 먹는 방법도 밥과 국은 개인 별로 따로 담아 먹지만 다른 반찬은 한상에 다 놓고 여럿이 같이 먹는다. 이렇게 함께 나눠 먹기 때문에 넉넉하게 차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 남는 음식이 생기게 마련이다. 거기다가 우리는 음식 인심만은 후해서 비록 남을지언정 모자라게 차리지는 않는 전통이 있어서 만드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 다 같이 음식이 남을 정도로 배불리 먹어야 잘 먹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한편 남을 대접하는 음식상은 더욱 정성을 기울여 푸짐하게 차린다.

  이런 우리의 식사 문화는 정을 나누며 함께 먹는다는 데서 좋은 점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음식 쓰레기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한 해 음식쓰레기는 돈으로 환산하면 14조 7천억 원으로, 처리 비용만도 4천억 원에 이른다 한다.

  일본을 여행한 사람들은 누구나 같은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해 먹다 보면 도대체 이걸 먹으라고 주는 것인가 싶은 심정이다.

  대체로 개인상으로 주는데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라고 많아야 3~4종류, 그것도 지극히 소량으로 담겨져 있다. 반찬 중에 먹다가 부족해서 더 달라고 하면 돈을 더 내야 한다. 우리의 밥상과는 너무도 대조적이고 야박스런 마음까지 든다.

  우리 식당에서는 반찬 정도는 부족해서 더 달라면 서슴없이 그것도 서비스로 가져다주지 않는가. 하기야 이렇게 야박스럽고 감질나는 식사를 하고 나니 남는 음식이 있을 리가 없다.

  우리도 한 때 기준식단제 제도가 생겨서 일본식 비슷했는데 손님들이 이런 식습관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을뿐더러 손님의 발길마저 끊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되자 자연스레 사라지고 말았다.

  음식을 필요 이상 많이 만들어서 한상에 모두 차려 놓고 여럿이 함께 먹다가 남은 멀쩡한 음식을 쓰레기로 버리는 이런 낭비적인 식사문화, 이대로 가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이번 설에는 또 얼마나 많은 아까운 음식이 쓰레기로 버려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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